[인터뷰] "AI 쏠림? 기술 수혜 확산…외인 투심 밸류업 성과에 달렸다"

최수진 기자 2026. 4. 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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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S&P DJI 아태지역 지수 투자 전략 총괄 인터뷰
"일본 시장으로 작년부터 외국인 순매수 대규모 유입 중"
이수진(Sue Lee) S&P 다우존스지수(S&P DJI) 아태지역 지수 투자 전략 총괄 헤드가 EBN 산업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조승열 기자]

"AI에 대한 기대감으로 특정 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기술 수혜가 다른 산업군으로 확대되면서 대형주 쏠림 현상도 완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AI에 대한 과도한 쏠림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수진(Sue Lee) S&P 다우존스지수(S&P DJI) 아태지역(APAC) 지수 투자 전략 총괄 헤드는 지난 28일 <EBN 산업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AI 쏠림 현상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 28일까지 코스피가 4241.53p 증가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240.27p인 53%를 책임졌다. 반도체 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상당한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불러올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S&P 500 상위 쏠림 현상 완화 추세

이 총괄은 한미 양국 증시에서 나타나는 특정 대형주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경제 및 산업 구조를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하면서도, 최근 완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S&P 500 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지수 상승에 기여한 비중은 2024년 43%에서 2025년 27%로 감소했으며, 2026년 현재 24%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총괄은 "과거 빅스(VIX) 지수와 개별 종목 간 분산(Dispersion) 지수는 같이 움직였으나, 최근에는 개별 메가캡 종목의 변동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S&P 500 지수 전체의 변동성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 수혜가 타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대형주와 나머지 중소형 종목들이 서로 다르게 움직여 지수 내 분산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의 사례처럼 다른 시장들도 AI 기술 수혜 효과가 확산되며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중소형주로 온기가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상승세가 확산되는 이러한 국면에서는 동일가중 지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동일가중 지수는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상승한 종목을 매도하고 하락한 종목을 매수하므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이 높다"며 "소수 종목이 주도하는 장세에서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처럼 산업 전반으로 랠리가 확산되는 시기에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수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40%를 넘어선 데다 강세 흐름이 이어지는 때에는 이러한 전략의 효과가 떨어진다.

◆외국인 투자자, 한국 밸류업 정책의 장기적 결과 관망 중

최근 한국 증시의 외국인 수급 부진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거시경제 환경과 장기적인 정책 확인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진단했다.

이 총괄은 "올해 들어 미국-이란 사태 등으로 촉발된 강달러 기조가 신흥국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유입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S&P 분류상 한국을 고성장 시장이 아닌 성숙한 선진국 시장으로 보고 있어, 단순한 자본 차익보다는 배당과 주주환원 정책을 핵심 지표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거버넌스 개선의 선례로 일본을 언급했다. 이 총괄은 "일본은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장기간의 거버넌스 개선 노력과 비과세 제도(NISA) 개편이 맞물리며 2025년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이미 전년도 순매수액을 넘어섰다"고 수치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주주환원 노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일본의 사례처럼 뚜렷하고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망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수진(Sue Lee) S&P 다우존스지수(S&P DJI) 아태지역 지수 투자 전략 총괄 헤드가 EBN 산업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조승열 기자]

◆한국 커버드콜 시장, 양적·질적 성장…"상품 구조 이해 필수"

거시적 시장 진단에 이어 이 총괄은 최근 한국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 중인 커버드콜 ETF의 현황도 짚었다.

S&P DJI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옵션 기반 ETF 시장 규모는 미국이 약 2500억 달러로 가장 크며, 캐나다(약 300억 달러)에 이어 한국이 약 90억 달러 수준으로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 시장 규모는 3위이지만 한국 커버드콜 ETF 시장의 질적 수준은 미국 다음으로 선진화됐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 ETF 시장은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 상품 구조가 매우 다변화되어 있다"며 "단순 월별 옵션 매도를 넘어 제로데이트 옵션, 섹터 및 개별 주식 단위 옵션 매도를 비롯해 시장 상황에 따라 매도 비중과 행사가를 조절하는 액티브 전략까지 세계적으로 선진화된 형태의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커버드콜의 효용성도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처럼 금리가 급락해 채권 이자 수익이 저하될 때, 시장 하락으로 증가한 옵션 프리미엄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돼 포트폴리오의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처럼 주식과 채권이 양의 상관관계가 됐을 때에도 커버드콜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총괄은 "인컴 전략으로 채권, 배당과 함께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했을 때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해서 현금흐름이 필요한 세대 외에도 젊은 세대들에게도 정기적인 인컴을 통해 하락장에서 토털리턴(TR) 투자 측면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정확한 상품 이해를 당부했다. 이 총괄은 "커버드콜은 기초 자산의 하락 위험에는 그대로 노출돼 하방이 열려 있지만 인컴을 통해 완충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며 "상품별로 옵션 설계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 전 구조 파악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옵션 ETF 90%가 액티브…한국 시장도 본격화

이 총괄은 커버드콜을 포함한 옵션 기반 상품들의 액티브화 추세도 조명했다. 현재 글로벌 ETF 자산의 약 11%가 액티브 ETF이며, 선도 시장인 미국의 경우 옵션 기반 ETF의 90% 이상이 액티브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는 "과거 패시브(지수 추종) 위주였던 한국 ETF 시장 역시 액티브 전략으로 진화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콜옵션 매도 행사 가격이나 양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고도화된 방식들이 이미 지수화돼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액티브 전략 투자 시 벤치마크 지수와의 비교를 강조했다. 이 총괄은 "기계적으로 옵션을 매도하는 패시브 전략과 비교해, 운용사의 개입이 들어간 액티브 전략이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실제로 초과 성과(를 내는지 벤치마크 지수를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 기술 접목한 지수 설계·인컴 다각화 전략에 주목

끝으로 이 총괄은 S&P DJI가 향후 한국 및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주목하고 있는 지수 개발 방향성도 공유했다. 우선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인컴' 창출원을 다각화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고배당 주식과 옵션 전략을 결합하는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수 개발 수요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본질적인 활용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 총괄은 "단순히 AI 관련 기업을 담는 테마형 지수를 넘어, AI 기술 자체를 지수 설계 과정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가 지수 산출 기관의 핵심 과제"라며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새로운 시장 추세를 선제적으로 지수화하는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괄은 메릴린치와 J.P.모건 등에서 아태지역 주식 파생상품 전략가를 역임했으며, 2023년부터 S&P DJI에서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글로벌 지수 전반의 리서치와 투자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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