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워호스 스튜디오의 중세 RPG '킹덤 컴 딜리버런스2'의 마지막 DLC인 '미스테리의 교회(Mysteria Ecclesiae)가 출시되었습니다. 올해 초 본편 정식 출시 이후, 이번 마지막 스토리 DLC를 통해 헨리의 여정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아직은요).
제목 그대로, 이번 스토리 DLC는 교회를 무대로 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헨리는 왕실 의사 알비쿠스를 호위해 세들레츠 수도원으로 향하며, 때마침 수도원 안에서 창궐하기 시작한 이름모를 질병의 원인을 파헤치는 임무를 받게 됩니다.
그간 출시한 두 편의 DLC는 '킹덤 컴 딜리버런스2'의 세계관을 더욱 폭넓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었고, 이번 작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방패에 그림도 그리고, 또 쿠텐버그에 자신만의 대장간을 소유하게 된 헨리는 이제 본편에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쿠텐버그 서편, '세들레츠 수도원'에 들어설 수 있게 됐죠.
- 게임명:킹덤 컴: 딜리버런스 II 미스테리의 교회 (Mysteria Ecclesiae)
- 창작자 : Warhorse Studios
- 배급사 : Plaion
- 플랫폼 : PC(스팀), Xbox, PS5
- 키워드 : #중세 #DLC #탐험 #RPG #선택의 중요성
- 장르 : 액션, RPG, 오픈월드


이전에 출시된 '대장간의 유산' DLC와 마찬가지로, '미스테리의 교회' 역시 헨리가 쿠텐버그 지역으로 들어선 이후 진행이 가능합니다. 해당 지역 극초반에 방문하는 수흐돌 성의 영주 '피세크의 피터'에게 말을 걸어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지만, 역시나 이전 DLC들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 이상 육성한 이후 진행하는 편이 심신에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하나의 독립된 지역으로 마련된 세들레츠 수도원은 매우 디테일한 풍경으로 주인공을 일행을 맞이합니다. 수리가 한창인 예배당은 물론 하인들이 거주하는 공간, 수도사들이 거주하는 장소와 포도주 저장 시설에 이르기까지, 중세 수도원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했습니다. 초반에는 길을 잃기 십상일 정도로 여러 층으로 구성된 수도원은 심지어 지하 묘지까지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DLC를 진행하는 몇 시간 동안 탐험할 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이번 DLC는 저번처럼 게임 내에 새로운 매커니즘을 추가하지는 않습니다. 대장간이 생긴다거나, 매일같이 주민들로부터 새로운 퀘스트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죠. 거기에 헨리와 알비쿠스가 수도원 진입과 동시에 정체 불명의 집단발병 사태가 시작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것도 한 몫 합니다.
사실, 이전 작부터 '킹덤 컴' 시리즈를 즐겨 온 팬들에게 '수도원 퀘스트'는 단어만으로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충분할 것입니다. 전작의 사사우 수도원에서 매 시간마다 규칙적인 수도사의 삶을 체험해야 했던 '덤불 속에서 바늘 찾기'는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여러 의미로 충격을 안겨줬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스테리의 교회'에서는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에는 수도사를 사칭해서(?) 수도원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의사의 호위이자 조수의 역할로 들어온 것이기에, 좀 더 자유롭게 수도원 내부를 돌아다니며 병의 근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퀘스트 진행과 함께 점점 더 많은 환자들이 병동에 들어차기 시작하고, 흑사병의 참상을 아직도 기억하는 수도원장 얀 3세는 결국 세들레츠 수도원 전체를 격리해버리는 결정을 하고 맙니다. 이에 따라 병동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출입 금지 구역이 되어 버리고, 남은 퀘스트라인은 은신이 기본 사항이 되어 버리고 말죠. 은신 플레이를 즐겨 하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이번 DLC는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헨리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선택지에 따른 대화를 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밝혀 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어느 정도 육성된 상태가 필요하다'는 것은 바로 이 때를 두고 한 말입니다. 대화 선택지에 필요한 능력치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초반부에 세들레츠에 진입한다면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매우 어려워 보였습니다.
전투 비중이 극단적으로 줄어들고, 은신 플레이 비중이 대단히 높은 것 또한 플레이어의 호불호가 나뉠 대목입니다. 가지고 있던 모든 장비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더군다나 수도원 안에서 범죄 행위가 발각되면 '추방'(게임오버)되는 법칙은 플레이어의 운신의 폭을 상당히 제한합니다. DLC를 클리어할 때까지 약 네 다섯 차례 전투 시퀀스가 있지만, 가지고 있는 무기도 빈약해 전편보다 전투가 (비교적)어렵다는 점도 알아둘 만합니다.


격리된 수도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는 원작의 스토리만큼이나 흥미롭지만, '미스테리의 교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DLC였습니다. 크게는 새로운 매커니즘이 전혀 없는 점, 그리고 주인공 헨리가 알비쿠스의 조수로서 역할 외에는 거의 비중이 없다는 점, 또 팬들이 기대하는 '힘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전에 모든 DLC가 포함된 에디션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개별 DLC를 구매해야 할 사람들은 '미스테리의 교회'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 번 방문하고 나면 거의 재방문한 목적이 없는 세들레츠 수도원이 추가되는 것이고, 이 DLC가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유니크한 무기도 없으니까요.
물론 이번 DLC에서는 고대 성기사의 유니크 한손검을 마지막에서 얻을 수 있긴 하지만, 이전 DLC에 등장했던 무기들보다 성능도 좋지 않아 입수할 가치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어찌됐든, 이번 DLC를 끝으로 올 한해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킹덤 컴: 딜리버런스2'의 여정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출시 직후부터 정말 재미있게 즐겼던 입장에서 마지막 DLC가 다소 아쉬웠던 점은 있지만, 이제는 정말로 놓아줄 때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올 워호스 스튜디오의 신작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