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를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 만들자

최영록 생활글작가

‘오수개’가 유엔 국제기구에 의해 대한민국 개품종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임실군과 오수개연구소가 심포지엄과 기념비 제막식을 가진 게 지난 8월 29일. 이 소식이 후폭풍처럼 지방지는 물론이고 중앙일간지와 방송의 각광을 받게 되는 것은 그만큼 뉴스밸류가 있기 때문일 터.

1천년 전에 전북 임실 오수땅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제 몸의 털에 물을 묻혀 주인의 목숨을 구하고 죽은 의로운 개가, 1천년만에 같은 고을에서 ‘부활’했다는 것을 누구라도 듣거나 보게 되면 뉴스라고 생각지 않겠는가. 

부활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오수개가 지난 30여년간의 노력 끝에 생물학적으로 완벽히 복원되어 세상에 모습을 보였으며, 품종의 유전인자가 고정되어 대한민국 개품종으로 네 번째로 국제기구 공인까지 받게 되었으니, 가히 부활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않을 것이다.

그날 전북대 지역혁신센터의 채수찬교수와 연구원이 특강에서 발표한 <오수 반려동물 컨텐츠를 활용한 세계화 전략>은 오수개의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방향을 제안한 것으로 의미가 깊었다. 

특히, 임실군과 오수개연구소가 귀담아 들을 만한 것들, 예를 들면 △반려견 관련 특화컨텐츠 마련, 국내외 관광객 즐길거리 확보 △국내외 기업 스폰서 참여 및 자체행사 운영 경제성 창출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초청, 글로벌화 및 오수의 상징성 고착화 △견종 홍보부스, 입양교육 프로그램 및 입양상담소 운용 △해외 유명 도그쇼 벤치마킹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제대로 해야 할 일은 쌔고쌨을 것이다. 애견 미용콘테스트나 미견대회, 경견대회는 어떤가? 주변도시(춘향전의 남원, 장수의 논개사당)와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는 등 여행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글로벌화를 위해선 의견스토리의 영문 번역지원은 필수이다.

이게 모두 돈이 들어가는 사업인 것을. 막대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말이 쉽지, 어디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 되기가 그리 쉬울까?

물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천년 전에 세운(1022년 추정) 의견비와 1천년 후인 엊그제 세운 기념비가 있기는 하되, 그것으로는 역부족. 이제부터 시작이고, 이제부터 ‘할 일이 태산’인 것을. 임중도원(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그것을 누가 할 것인가? 당연히 고향과 1천년 전부터 오수개를 사랑하는 오수면민들의 몫일 터. 그러나 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나 기획에도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 돌아가지도, 이뤄질 수도 없다. 

군비 뿐만 아니라 도비로도 힘들 것이다. 국회와 국가차원에서 예산이 지원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려운 일투성이다.

<오수개 2030 프로젝트>증 가장 큰 과업일 <2030 세계반려동물 산업박람회(엑스포)>가 이루어지려면, 지금부터 전북자치도부터 머리를 짜내고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오수의견비 학술대회>가 조속히 개최되어 금석문학자에 의해 밝혀진 건립간지 ‘임술년’이 1022년이라는 것을 학계에서 공인받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 ‘전북자치도 민속자료 1호’로 돼 있는 의견비를 국가유산청 등이 나서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승격해야 한다.

그런 후,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무이한 오수 의견비를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추진하면 어떨까. 이제 역사는 지방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매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서 언제부턴가 누락되었는데 ‘오수의견 이야기’를 다시 수록,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인성교육의 거울이 되게 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다.

또한 ‘관계인구’의 확장도 중요한 변수. 임실하면 치즈가 맨먼저 떠오르는 굳어진 이미지에 오수개가 뒤따라가게 해야 한다. 

임실이 곧바로 치즈로 연상된 데는 지정환 신부가 큰 역할을 했지만, 군과 군민의 전폭적인 성원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관계인구는 임실과 오수의 미래를 판가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관계인구는 ‘(특정)지역’과 ‘관계’된 인구를 뜻하는데, 사전적 정의는 정주인구(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그 지역에 둠)와 교류인구(관광, 재방문 등 교류 또는 체류를 함)와 달리, 특정지역과 계속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으며 그 지역에 애착을 갖는 인구이다.

입소문만큼 강력한 홍보효과는 없다. 인구소멸 위기에 몰려 있는 지방이 태반이다. 

이런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등장하는 개념이 관계인구의 확장이다.

고향사랑기부제도 좋은 예. 그 고장에 애정을 갖고 지역 생산물을 소비하거나 관광포인트(임실의 경우, 치즈테마랜드와 섬진강 르네상스-붕어섬 출렁다리, 성수 왕의 숲, 반려동물 친화마을 오수의견테마랜드 등)의 좋은 경험을 주변 지인들과 함께 나누게 해야 한다.

입소문 홍보에 100점인 관계인구의 확산은 그래서 중요하고, 임실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민과 관의 협력으로, 오수를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 만들자. 

최영록 생활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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