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줄 알았더니…아이폰 14, 인증된 수리 아니면 ‘알림’ 보낸다

조회수 2023. 9.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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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를 수리하기 어렵게 만들며 많은 소비자로부터 혹평을 받은 바 있다. 많은 접착제나 복잡한 부품 구성처럼 개인이나 사설업체도 수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4 시리즈는 전작들과 달랐다. 아이폰 14 시리즈는 단순히 나사 2개를 풀면 파손과 고장이 잦은 후면 유리, 스크린, 배터리 등을 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 꼭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도 쉽게 부품을 바꾸면 됐다.

아이폰 14 시리즈 분해 (출처: 아이픽스잇)

이런 이유로 미국의 전자기기 수리 전문업체인 아이픽스잇(iFixit)은 아이폰 14 시리즈의 수리 용이성 점수에 10점 만점에 7점을 부여했다. 카일 비엔(Kyle Wiens) 아이픽스잇 창업자도 “이 정도 수준이라면 아이폰 14 내부를 완전히 재설계한 수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면 유리를 수리하는 비용도 549달러(약 72만 9000원)에서 169달러(약 22만 4000원)로 크게 저렴해졌다.

하지만 19일(현지시간) 아이픽스잇은 이전에 부여했던 아이폰 14의 수리 용이성 점수를 7점에서 4점으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리 가능성에 진전을 보인 하드웨어와 달리 아이폰의 소프트웨어가 수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

해당 사안은 이미 과거부터 언급됐던 문제였다. 교체 부품 등을 이용해서 제품을 수리하는 유명 테크 유튜버인 허프 제퍼리(Hugh Jeffreys)와 루이스 로스만(Louis Rossmann)도 아이폰 14 수리에 정품이 아닌 다른 부품을 사용하면 생기는 문제를 유튜브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애플에서 구매한 부품이 아니면 팝업되는 알림 (출처: 아이픽싯))

아이픽스잇은 아이폰 14 시리즈의 수리 용이성 점수를 다시 조정하기 위해 직접 아이폰의 부품을 구매하고 교체하며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카일 비엔에 따르면 아이폰을 수리하기 위해 애플의 승인이 필요해졌다. 단순히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 자체의 시스템을 통해 구매한 부품을 애플의 채팅 시스템에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채팅 시스템으로 애플에서 구매한 부품이 검증되면 사용자는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정품이나 새로운 부품이 아니라면 “승인되지 않은 부품이 있다”는 알림이 계속 뜨게 된다. 카메라,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부품이 포함된다. 만약 알림을 무시한 그대로 기기를 사용한다면 아이폰에 지원되는 일부 기능이 제한되거나 누락될 수도 있다.

승인되지 않은 부품을 알리는 여러 메시지들 (출처: 아이픽스잇)

많은 사용자가 고장 난 기기를 고칠 때 애플 공인 수리센터가 아닌 사설 수리업체나 자가수리 키트를 통해 부담을 덜곤 했다. 이런 애플의 조치는 일반 소비자와 타사 수리업체들에 큰 걸림돌이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이폰을 수리했던 몇몇 수리 전문가들은 애플의 복잡한 수리 가능성으로 사업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이폰 수리 용이성 점수 7점을 두고 아이픽스잇 커뮤니티는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이픽스잇은 변경된 점수가 애플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한 것 같다며 뒤늦게 당시 의견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아이픽스잇은 결국 사용자의 수리 경험이 우선시되지 않았다고 전하며, 애플에서 직접 구매한 부품이 아니면 사용을 제한한 애플의 행태를 크게 비판했다. 사용자의 수리할 권리를 우선순위에 뒀다면 자가 수리나 타사 수리업체 수리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열어둬야 했다.

아이폰 14 프로 (출처: 아이픽싯)

아이픽스잇은 혁신적인 제품을 디자인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애플이 현재보다 더 노력해 수리 분야에서도 최고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신제품이 공개됐던 지난 원더러스트 행사에서 애플은 처음으로 신작인 아이폰 15 시리즈의 수리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폰 14 시리즈 중 프로 모델만 수리에 불편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전작과 달리 올해에는 아이폰 15 프로를 포함한 전체 모델이 쉽게 수리 가능한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교체 부품을 판매하고 내부 설계를 수리에 용이하게 개선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타사업체나 중고 부품의 사용을 제한한 애플의 결정은 훗날 출시될 여러 애플 제품의 수리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아이픽스잇은 비단 아이폰뿐만 아니라 맥북과 아이패드도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아이폰 15 시리즈의 수리 용이성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IT 매체인 더버지(TheVerge)는 호환되는 부품의 범위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아이폰의 수리 가능성 점수가 앞으로도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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