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궁기 구황식품

첫째, 쑥 가공식품이다. 쑥은 옛날부터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하며 혈액순환, 해독작용, 부인병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다양한 효능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봄철 쌀, 보리 등 주식이 부족했던 시기에 냉이, 달래와 더불어 쑥을 가공한 식품을 많이 먹었다. 특히 쑥은 단군신화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식재료다. 쑥개떡은 멥쌀가루에 다진 쑥과 소금, 설탕을 넣은 다음 뜨거운 물을 넣고 반죽, 적당한 크기로 뭉치면 된다. 이 떡은 봄철에 돋아나는 쑥을 넣어 만든 떡으로 향긋한 쑥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식욕을 돋우고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쑥국의 주요 효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특히 여성의 생리불순이나 냉증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쑥에 함유된 치네올(Cineole)은 다양한 항균 및 항염 성분이 함유돼 있어 체내 유해균의 성장 억제 및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쑥은 위액 분비를 촉진, 식욕부진을 돕고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소화불량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쑥은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간 기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해독작용을 돕는다. 쑥에는 비타민 C, 베타카로틴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두며 항산화 성분은 피부 노화 방지에 기여한다.
둘째, 냉이를 이용한 건강보조식품이다. 냉이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맛이 달다. 한의학적으로는 땅의 기운을 받아 진정 작용을 하며 오장을 보하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 어혈 제거, 소염작용, 간 해독에도 도움을 준다. 영양학적으로는 냉이가 단백질, 비타민 A, C, B1, B2, 칼슘, 철분 등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피로 해소와 춘곤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비타민 A는 눈 건강에 좋고 칼륨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 아연은 면역력 강화에, 프롤린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서는 냉이는 간 기능 강화, 눈 건강과 소화 기능 개선, 부인과 질환과 배뇨 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냉이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하며 칼슘 함량이 높아 결석이 있는 경우에도 섭취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고구마는 쌀 대체식품이다. 고구마의 유래는 중앙아메리카에서 5천년 전부터 재배되었으며 마야, 잉카문명에서 중요한 작물이었다.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으로 전해졌고 이후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 1763년(영조 39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구마 재배법을 배워 돌아와 처음으로 부산영도에 심었다. 당시 고구마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흉년으로 어려움을 겪던 백성들의 구황작물로 큰 역할을 했다.
고구마는 탄수화물을 다량 함유, 혈당을 천천히 상승시켜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준다.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촉진, 변비 예방과 배변 활동을 도와주는 데 섬유질인 껍질을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성인병을 예방한다. 그 밖에 안토시아닌,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을 다량 함유, 세포를 보호하고 비타민 A와 C 등을 함유하며 시력 보호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또 강력한 산화 방지 작용을 하며 칼륨 함량이 높아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안정시킨다. 우리 조상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쑥, 냉이, 고구마 등 구황식물이 현재까지도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선조들의 슬기와 끈기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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