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 SSG 퓨처스팀 선수들 앞에서 던진 야마사키 다케시의 기습적인 질문이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403홈런의 전설적인 슬러거가 한국 2군 선수들에게 던진 이 질문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머뭇거리는 선수들을 보며 야마사키 인스트럭터는 "왜 바로 손이 안 들어지는 것인가"라고 몰아붙였다. 그가 SSG와 인연을 맺고 두 번의 캠프를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너무 착하다." 인성은 훌륭하지만 야구에 대해서는 더 욕심을 가지고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력 차이는 별로 없다는 충격 발언

야마사키 인스트럭터의 진단은 우리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큰 차이가 없다. 파워는 확실히 여러분들이 위다." 특히 야수들의 경우 수준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게 두 번의 캠프 참가로 얻은 그의 확신이었다.
일본은 기술력이 워낙 좋아 기술로 야구를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파워는 오히려 위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파워에 기술이 들어오면 일본과도 막상막하의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데 왜 현실에서는 격차가 벌어지는 걸까.
격차를 만드는 결정적 차이점

야마사키 인스트럭터가 지적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연습의 지속력이었다. 일본 선수들이 기본기를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기초 훈련을 하는 것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자꾸 단계를 건너뛰고 지름길로 가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잘 못하는 느낌이 든다"며 그는 솔직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선수들이 어떻게 변했을지 기대했는데, 까먹은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원점으로 돌아가 있더라는 것이다. "코치들 얼굴을 보면 또 한다. 그렇게 하면 성장을 못한다.
그가 제시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흥미롭다. "과정이 0부터 10까지 있다고 생각해보라. 5쯤에서 막힐 때가 있다. 이럴 때는 0으로 돌아가면 된다." 7까지 갔다고 해서 5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0부터 7~8까지를 반복하는 것이 진정한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생각하는 야구의 중요성

훈련 방식의 차이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야마사키 인스트럭터 자신도 "연습을 진짜 싫어했고 어떻게 하면 농땡이를 피울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하면서 연습을 한다는 게 중요하다. 일본은 다 그렇게 한다"고 강조했다.
홈런왕이 된 뒤 다음 해 홈런 개수가 줄었던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노무라 감독이 했던 말을 인용했다. "너는 아무것도 생각을 안 하고 야구를 했구나." 생각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 10년이 걸렸다는 그의 고백은 깊은 울림을 준다.
"홈런 치고 기분이 좋은 것으로 끝이 나면 안 된다. 왜 홈런을 쳤을까 빨리 생각하고 다음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는 조언은 단순히 야구를 넘어선 삶의 철학처럼 들렸다.
치열한 경쟁 의식의 필요성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치열한 경쟁 의식이었다. "내가 끌어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서로를 잡아먹는다는 투지를 가지고 야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한국에 나타날 수도 있으니 방심하지 말라"며 웃으며 강연을 마무리한 야마사키 인스트럭터. 403홈런을 친 레전드의 조언은 SSG 2군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에 던지는 메시지였다. 실력 차이는 별로 없지만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 그 해답은 결국 연습의 지속력과 생각하는 야구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