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에서 벗어나 멀리 떠나지 않고도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최근 서울 강북구는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황토길 위를 맨발로 걷는 ‘맨발 걷기 산책로’가 지난 5월 31일부터 전면 개방되며,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작지만 깊은 쉼표를 선사하고 있다.
총 2km에 달하는 네 곳의 산책로는 건강과 자연 치유, 가족 나들이까지 아우르며 서울 속 힐링 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이천 맨발길

네 곳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우이천 벚꽃 산책로다. 신창교부터 월계2교까지 이어지는 약 1,530m 구간은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장관을 선사한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이면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는 길 위에서, 황토와 마사토가 어우러진 맨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촉감이 구간마다 달라 발바닥을 자극하며 지루할 틈 없이 걷게 되는 이 길에는 세족장과 황토볼장까지 마련돼 있어 산책 전후 발을 씻거나 지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오동근린공원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오동근린공원의 ‘나 지구’와 ‘다 지구’ 코스를 추천한다.
각각 200m의 짧은 황톳길이지만, 유아숲 체험장과 맞닿아 있어 아이는 자유롭게 뛰놀고, 부모는 맨발로 황토길을 천천히 걸으며 피로를 풀 수 있다.
길은 짧지만 숲과 어우러진 정원형 구성 덕분에 심신의 안정감을 선사하며, 다양한 초화류와 수목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마음까지 환하게 만든다.
솔밭근린공원 황톳길

길이가 불과 70m에 지나지 않지만, 솔밭근린공원의 맨발 황톳길 체험장은 그 짧은 거리만큼이나 인상적인 감각의 변화를 선사한다.
촉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구간은 단순히 걸음을 옮기는 것을 넘어, 발바닥을 통해 흙의 온도와 질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나무 그늘 아래 조용히 이어진 황톳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는 자연 속 오감 체험장으로, 어른들에게는 번잡함을 내려놓는 휴식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강북구가 만든 도심 속 ‘힐링 구조’

강북구는 이번 맨발 걷기길 네 곳을 통해 걷기의 기능을 ‘이동’이 아닌 ‘회복’으로 재정의했다.
황토길을 맨발로 걷는 것만으로도 뭉친 근육을 풀고, 체온을 조절하며, 뇌파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만큼, 이 산책길은 단순한 여가 공간이 아닌 도시민을 위한 건강한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게다가 강북구는 이달 중 ‘화계사 사찰림 치유의 숲길’을 추가로 개장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자연을 통한 힐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맨발로 자연을 걷는 이 작지만 확실한 경험이, 서울 한복판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