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간 7500자 생중계…윤 “과거에 잡혀선 안 돼” 대국민 설득

김미나 2023. 3.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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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하지만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21일 말했다.

'일방적 퍼주기 외교'라는 국내적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일 관계 정상화는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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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일제 강제동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하지만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21일 말했다. ‘일방적 퍼주기 외교’라는 국내적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일 관계 정상화는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한-일 회담을 ‘굴욕 외교’로 규정하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머리발언에서 “한-일 관계는 한쪽이 더 얻으면 다른 쪽이 그만큼 더 잃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 함께 노력해 함께 더 많이 얻는 윈윈 관계가 될 수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긴 7500자 분량의 연설문을 20여분간 읽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일 배경으로 전 정부를 끌어들이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며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하고,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했다. 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이들을 겨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우리 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국)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가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한국 수출 품목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처를 내렸고 정부도 동일한 조처를 발동한 것인데, 이번에도 우리 정부가 정상화 결정을 먼저 내린 셈이다. 또 외교부는 이날 회담 후속 조처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공한 2건을 모두 철회한다고 서면 통보해, ‘완전 정상화’ 절차를 마무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 외교를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 뜻을 받들어, 국정조사 추진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가해 기업이 아닌 국내 재단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제3자 변제안’과,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 독도, 위안부 합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나 심우삼 정인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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