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대' 거절당하고 '말할 기회'도 못 얻은 한동훈…의도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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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도부의 만찬은 당초 떠들썩했던 '독대 논란'이 무색하게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서먹한 관계만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등을 화두로 대화를 주도한 반면 한 대표는 모두발언 형식의 발언 기회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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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도부의 만찬은 당초 떠들썩했던 '독대 논란'이 무색하게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서먹한 관계만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독대 논란을 놓고 일각에선 한 대표의 당내 입지 약화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오는 반면 용산과의 대립구도를 부각시키는 것은 한 대표의 의도된 전략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에서 의정갈등이나 김건희 여사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윤 대통령이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등을 화두로 대화를 주도한 반면 한 대표는 모두발언 형식의 발언 기회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이 야외인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진행된 만큼 무거운 현안을 언급할 분위기가 아니었고, 가벼운 대화만이 오갔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친한(친 한동훈)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인사말 기회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만찬 자리가) 실외였고 인원도 다수였다"며 "그간의 여러 만찬자리에 비추어보면 깊이 있게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독대가 안 된 점이 더 아쉬운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만찬이 '빈손'으로 끝난 것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용산이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신경전이 빚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현안에서 목소리를 낼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단 측면에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상황에서 이대로 끝나면 한 대표의 당내 그립감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싸움이 현실화되면 무조건 윤 대통령이 이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당에 기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도 탈당하는 순간 여당이 없어진다"고 했다..
이어 "한 대표가 자기 정치를 위해서 대통령이 희생해달라는 식이니 대통령이 독대를 할 수가 없다"며 "한 대표로선 후속 독대가 없다면 당에서 쫓겨날 일만 남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에선 한 대표가 전날 만찬 직후 홍철호 정무수석을 통해 후속 독대를 재차 요청한 점을 주시해야 한단 분석이 나온다. 이미 지난번 독대 논란으로 감정이 상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도 요청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의도된 전략이란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에게 용산이 너무 높은 산임을,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반감이 있음을 국민들이 다 알게 됐다"며 "한 대표를 지지하는 63%의 당원들은 한 대표를 안타깝게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한 대표로선 내가 뭘 하려고 해도 용산 때문에 할 수 없다, 용산과의 소통이 불가능해지고 있단 걸 계속 드러내면서 자신의 때를 기다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항상 사이다만 마시고 살 수 없다.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때"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친한계 인사 역시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지금은 전략적 인내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최근 공천 개입 논란까지 더해지며 확대되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용산에 대한 여론이 임계점을 넘으면 한 대표의 시간이 올 수 있는 만큼 그 때를 기다릴 것이란 의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 대표의 장악력이 높아지려면 여당 지지율이 올라야 한다. 이것은 오히려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 나오기 때문에 독대 거부를 당하는 게 악재는 아니다"라며 "한 대표로선 지금 여론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대통령을 상대로 명분을 쌓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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