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키워드는, 부활이다"…'지옥2', 신세계 넘은 신세계 (제발회)
[Dispatch=김지호기자] '지옥1'은 파격 그 자체였다. 지옥 사자들이 고지를 하고, 시연을 하고, 지옥으로 끌고 갔다. 광신도 집단이 등장하고, 세계는 혼란스러워졌다.
'지옥2'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지옥이 펼쳐지고 8년 뒤, 비범한 인물들이 사상적 논리를 두고 다툰다. 이번 키워드는 부활. 신세계를 토대로, 또 다른 신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옥2' 제작발표회가 21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렸다. 연상호 감독, 최규석 작가,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임성재, 문소리, 문근영 등이 참석했다.
'지옥2'는 '지옥'의 속편이다. '지옥'의 8년 후에도 고지는 여전히 계속된다. 이 가운데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분)과 박정자(김신록 분)가 갑자기 부활한다.
새진리회와 정부는 박정자를 이용해 세상을 안정시키려 한다.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는 정부와 화살촉에 맞서 갈등을 빚는다. 세상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지옥2', 어떤 매력이 있을까?
◆ "시즌2를 소개합니다"
연상호 감독은 "시즌1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초자연적 현상 때문에 당황한 사람들을 중점으로 그렸다"며 "시즌2는 부활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법과 정의가 무너져내리고, 거의 광기만 남은 설정"이라며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했다.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이 어떻게 대혼란에 대처해왔을까?"라고 자문했다.
이어 "정부, 화살촉, 소도 등이 저마다 이데올로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남겨진 사람들에게 부활은 지옥만큼 큰 의미다. 누가 그 의미를 선점하는지 사상적 대결이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최규석 작가는 "시즌2에서 정부는 힘을 잃는다. 새진리회는 관료화된다. 새진리회의 하위조직인 화살촉은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힘과 힘의 싸움"이라 부연했다.
시즌1의 반복이 아닌, 새 이야기다. 연상호는 "동어반복을 하려 만든 작품이 아니다. 지옥2는 시즌1의 세계관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세계는 생물이다.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계속 일어난다"고 예고했다.
◆ "기존 인물들, 더 강화됐다"
지옥2에서 정진수는 지옥 이데올로기를 만든 교주다. 그러나 그 역시 지옥으로 끌려간다. 지옥2에서 부활한다. 김성철이 시즌1에서 하차한 유아인 대신 정진수를 연기했다.
김성철은 "정진수는 8년 동안, (지옥에서) 억겁의 세월을 끊임없이 고통받은 인물"이라며 "부활 후에는 다 사라지고 공포만 남는다. 기본적으로 어딘가에 눌려 있는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박정자 역시 지옥을 다녀온 부활자. 김신록은 "부활했다고 해서 모든 걸 해탈한 선지자처럼 보이지 않길 바랐다. 어떻게 이 사람의 욕망을 발견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민혜진 변호사는 소도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지옥 1과 2를 이어주는 캐릭터. 시연받았던 아기를 지키고, 8년 동안 많은 일들을 겪는다. 지옥같은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지키려 노력하는 인물.
김현주는 "소도도 규모가 커진 만큼, 뜻을 하나로 모으긴 어렵다. 그 안에서 민혜진이 혼란스럽고 외로운 8년을 견뎌냈다"며 "액션에도 그 감정 변화를 담으려 했다"고 회상했다.
◆ "새 인물들, 파격적이다"
지옥2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배우는 문근영이다. 햇살반 선생님에서 화살촉의 선동가가 된다. 기괴한 분장과 가발, 무당을 연상케 하는 복장을 한다. 광기에 젖어 연설을 한다.
역대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다. 문근영은 "늘 새로운 역할에 열정이 있었다. 늘 (변신에) 고파 있었다"며 "떡하니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게 주셨다. 신나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웃었다.
문소리는 정무수석 이수경을 연기한다. 문소리 피셜, 점잖은 빌런이다. 그는 "이 세상이 지옥이든 천국이든, 살려면 시스템은 필요하다. 이수경은 그런 (시스템의) 설계자"라고 밝혔다.
이어 "겉으로는 등산복을 입고, 텀블러를 들어 자연주의자의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속내는 선의로 가득한 인물이 절대 아니다.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이끄는 빌런"이라고 정의했다.
임성재는 미스터리한 남자 천세형으로 분한다. 정진수의 부활을 목격하며 그를 보살피는 인물이다. 그는 "사건의 시작이 되는 지점을 맡았다. 복수심을 지닌 인물"이라고 스포일러했다.
◆ "지옥2를 봐야 하는 이유"
김성철은 작품을 스산한 가을에 비유했다. "지옥2는 건조하고, 낙엽에 살이 베일 것 같은 분위기의 작품이다. 재미있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신록은 "아주 묵직한 질문을 던지지만, 크리처와 다양한 캐릭터로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며 "(시청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짚었다.
문소리는 배우들의 연기를 영업했다.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의 모든 작품 중, 배우들의 연기 밸런스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최규석 작가는 "연상호 감독의 특기인 설정을 우주 끝까지 잘 쏘아올린 작품이다. 랜딩까지 깔끔하다. 안정적으로 잘 이뤄진 곡예비행 같은 작품"이라 했다.
연상호 감독은 "보고 나면, 이야기할 누군가가 필요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며 "말이 잘 통하는 분들과 보시고, '지옥2'의 화두에 대해 얘기 나눠달라"고 마무리했다.
'지옥2'는 넷플릭스에서 오는 25일 공개된다.
"변호사 민혜진" (김현주)
"목격자 천세형" (임성재)
"부활자 박정자" (김신록)
"설계자 이수경" (문소리)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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