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털이 자랑이던 록시

골든두들 록시는 까불까불한 성격만큼이나 곱슬거리는 털을 가진 강아지입니다. 보호자 에리스 씨는 이 풍성한 털을 유독 사랑했는데요, 평소에는 될 수 있으면 짧게 깎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곱슬거리는 털의 특성상 때때로 엉키는 일이 생깁니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엉킨 부위만 부분 미용을 해야 하죠.
얼마 전 록시의 귀 쪽 털이 단단히 엉키면서 결국 짧게 미용을 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에리스 씨는 미용사에게 “귓털만 깎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것이 록시의 ‘운명적 삐짐’의 시작이었는데요.
미용 후, 낯설게 돌아온 강아지

미용을 마치고 록시를 데리러 간 에리스 씨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평소 같으면 미용실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와 안기던 록시가 조용히 차에 올라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본 것이죠.
“록시, 예쁘게 깎았니?”라는 말에도 반응이 없었고, 부르는 소리에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에리스 씨가 장난스레 “알파카처럼 생겼다”고 웃자, 그 침묵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록시는 차 안에서 내내 말이 없었고, 보호자의 사과에도 묵묵히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보호자의 웃음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 듯 보였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이어진 무언의 항의

차에서 내릴 때쯤, 록시는 마치 온 세상의 슬픔을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보호자를 쳐다보았습니다. ‘엄마, 이건 좀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죠.
그 모습을 본 에리스 씨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또다시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록시는 이미 마음의 문을 닫은 뒤였습니다. 자신만의 ‘미용 철학’이 무너진 충격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에리스 씨는 연신 사과했지만, 록시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자신의 존재와 자아에 대해 곰곰이 돌아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털 한 줌이 부른 감정의 파도
반려동물에게 털은 단순한 외모를 넘어 자존감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특히 곱슬거리는 특유의 매력을 자랑해왔던 록시에게 이번 미용은 작은 충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강아지도 외모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실감한 순간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려동물이 보내는 감정의 신호를 보호자가 얼마나 잘 읽고 배려하느냐는 점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에리스 씨도 록시의 털 관리에 좀 더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요? 록시의 침묵은 단순한 '삐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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