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찬장에 넣은 쌀, 보관법 하나로 밥맛 달라져

한국은 쌀 소비가 많은 나라다. 밥을 주식으로 삼는 문화에서 쌀은 집집마다 기본 식재료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 쌀을 구입한 뒤 찬장이나 수납장, 베란다에 두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이 보관 방식은 쌀의 신선도와 위생에 해를 줄 수 있다.
일단 찬장은 대체로 어두운 공간이다.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내부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여름철이나 장마철에는 습기까지 더해진다. 이런 환경은 곰팡이와 해충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다. 쌀 겉면이나 내부에서 곰팡이가 생겨도 초기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모르고 밥을 지을 경우 쌀 특유의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지 않다. 곰팡이는 독소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일부 독소는 고온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특히 눈에 띄지 않는 흰가루나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이미 곰팡이가 번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시원해서가 아니다. 쌀 포장지 뒷면을 살펴보면 ‘통풍이 잘 되고 습기가 없는 선선한 장소’에 보관하라고 적혀 있다. 이 조건에 가장 가까운 장소는 냉장고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이나 습한 장마철에는 더더욱 그렇다.
효율적인 쌀 냉장 보관법

냉장고에 그냥 쌀포대를 넣는 건 권장되지 않는다. 포대 외부엔 물류 이동 과정에서 붙은 먼지, 흙, 기타 오염물이 묻어 있을 수 있다. 그대로 넣으면 다른 식재료와 접촉할 수 있고, 냉장고 내부 위생도 떨어진다. 또 포대 입구를 닫는 방식이 느슨한 경우가 많아 내부로 냄새나 습기가 들어가기 쉽다.
페트병에 보관하는 방식도 문제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구매한 생수병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생상 좋지 않다. 페트병은 1회용으로 만들어져 반복 사용에 적합하지 않다. 특히 쌀처럼 분말 형태의 알갱이를 보관할 경우 내부에 습기가 차면 세균 번식이 쉬워진다.

쌀을 가장 안전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신선하게 먹으려면 지퍼백을 활용한 냉장 보관이 가장 효율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적당한 크기의 그릇에 지퍼백을 넣고 입구를 벌린다. 그 안에 쌀을 부어 담는다. 부을 때 그릇 바닥을 가볍게 두드려주면 쌀이 더 많이 들어간다. 이 과정을 통해 공기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쌀을 1~2주일 분량으로 나누어 소분하면 좋다. 이후 지퍼백 안의 공기를 최대한 빼내고 밀봉한다. 이렇게 준비된 지퍼백을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 보관하면 된다. 공간도 절약되고, 쌀을 자주 꺼낼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냉장고 내부의 습도와 온도가 일정하기 때문에 쌀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곰팡이 쌀 구별법

쌀을 보관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곰팡이다. 아무리 냉장 보관을 해도 외부 오염이 있거나 보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곰팡이가 핀 쌀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먼저, 쌀을 다른 용기에 부을 때 뽀얀 흰가루가 날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곰팡이 포자가 퍼지는 신호일 수 있다. 또 쌀을 씻을 때 물에 회색빛이나 검은빛이 섞여 나오면 곰팡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쌀은 절대 먹지 말고 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
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해도 마찬가지다. 자연 상태의 쌀은 거의 냄새가 없다. 곡물 특유의 고소한 향 외에 쉰 냄새, 퀴퀴한 냄새가 나면 이미 변질이 시작된 상태다. 보관이 길어질수록 이런 문제는 쉽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냉장 보관을 해도 2~3개월 안에 소진하는 것이 좋다.

냉동 보관도 가능하지만 맛이 떨어질 수 있어 추천되지 않는다. 냉동고의 강한 냉기로 인해 쌀 내부의 수분이 얼면서 쌀알이 갈라지거나 밥맛이 퍼석해질 수 있다.
이렇듯, 쌀을 보관하는 방법만 바꿔도 밥맛이 달라진다. 찬장이나 수납장에 무심코 넣어두는 습관은 위험할 수 있다. 곰팡이, 벌레, 습기 모두 쌀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냉장고는 쌀 보관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다. 특히 지퍼백으로 소분해 차곡차곡 쌓아 두면 공간도 절약되고 신선도도 오래 유지된다.
쌀을 자주 먹는 가정이라면 지금이라도 보관 방식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몇 가지 도구만 준비하면 누구나 쉽게 위생적인 쌀 보관이 가능하다. 곰팡이 쌀을 걸러내는 방법까지 알고 있다면 더 안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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