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은 날 위한 취향 디렉터 '파리의 맛' 가져와 부엌으로 찾아갈게요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6. 3. 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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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휴식과 예술, 그리고 미식의 성지로 탈바꿈한 현대백화점의 파격 변신이 소비자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 유치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럭셔리 미식 트렌드를 안방으로 들여오는가 하면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지역 현장을 찾는 등 '콘텐츠 디렉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뉴 리테일'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럭셔리를 대표하는 세계 최초의 백화점인 '봉마르셰(Le Bon Marche)'의 최고급 식품관 '라 그랑드 에피세리(La Grande Epicerie de Paris)'와 손잡고 미식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인 라 그랑드 에피세리와 미식 트렌드 교류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라 그랑드 에피세리가 아시아 지역 백화점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구축 △미식 콘텐츠 활용 공동 마케팅 등 실질적 협업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유럽을 대표하는 백화점과 시너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소개하고, 차별화된 식(食)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은 라 그랑드 에피세리가 프랑스 각 지역 미식 장인들과 협업해 선보인 올리브유·잼·소스 등 자체브랜드(PB) 상품 300여 종을 비롯해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지만 해외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는 현지 식료품 등 총 400여 종을 온라인몰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며, 향후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 식품관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미식 경험 차별화를 위해 희소성 높은 최고급 식재료를 선보인다. 청과의 경우 2016년부터 당도와 중량, 크기 등 자체 기준을 적용해 일반적인 특상(特上) 수준을 상회하는 최고급 청과만 소개하는 'H-스위트(H-sweet)'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H-스위트 적용 품목과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갈 계획이다. 당도가 17브릭스(Brix) 이상인 고당도 귤과 씨알이 20㎜ 이상인 왕 블루베리 등이 H-스위트 대표 상품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맛보기 어려웠던 '100% 순혈 와규' 판매를 시작해 최고급 식재료를 직접 발굴해 들여오는 독보적인 소싱 경쟁력을 보였다. 일본 정통 와규 혈통이 완벽하게 유지된 순혈 와규를 전국 점포 식품관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차별화된 초(超)미식 경험을 제공한다'는 현대백화점만의 프리미엄 식품관 전략 일환이다.

현대백화점 100% 순혈 와규.

현대백화점은 최근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점포 식품관에서 100% 순혈 와규 전용 코너 운영을 시작했다. 순혈 와규는 일본 와규 원종(原種) 유전자가 단 한 차례의 이종(異種) 교배 없이 100% 보존된 최상급 와규로, 전국 규모의 유통 채널을 통해 정식 판매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이는 와규는 세계적인 순혈 와규 전문 브랜드인 호주의 '스톤엑스(Stone Axe)' 상품이다. 스톤엑스 농장은 1990년대 초 일본에서 순혈 와규를 들여온 뒤 이들 집단끼리만 번식시켜 지난 30년간 100% 혈통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급 고기만 취급해 전 세계 미식가들의 성지로 꼽히는 호주 시드니의 정육점 빅터처칠(Victor Churchill)에 순혈 와규를 납품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일본에서 와규 개체와 혈통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순혈 와규 유전자의 해외 반출도 강하게 규제하고 있어 100% 순혈 와규는 일본 외 다른 나라에선 높은 희소성과 프리미엄 가치를 지닌다"며 "이 때문에 글로벌 와규 브랜드사는 단순 매출 확대보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고, 현대백화점 식품관이 오랜 기간 쌓아온 프리미엄 상품 소싱 역량과 높은 고객 신뢰가 바탕이 돼 100% 순혈 와규를 정규 상품으로 들여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이 즐겨 찾는 로컬 명소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글로벌 접점 개척에 나서는 이른바 '찾아가는 리테일' 전략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는 기존 백화점에서 하던 외국인 마케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주요 관광 거점으로 접점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대백화점은 부산 광안리와 경주 황리단길을 시작으로 국내 관광 명소에서 이색 지식재산권(IP)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광안리 팝업은 다음달 12일까지 , 황리단길 팝업은 다음달 30일부터 5월 17일까지 18일간 각각 열린다. 현대백화점은 바캉스와 축제 시즌에 맞춰 팝업 개최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팝업에서 현대백화점은 국내 대표 '팝업 성지'로 자리매김한 더현대 서울을 통해 축적한 콘텐츠 기획 역량과 지역 특색을 접목해 외국인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선물 큐레이션(선별추천) 편집숍 '더현대 기프트'를 연다. 오프라인 첫 매장은 27일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

첫 행선지인 부산에서는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 '벚꽃' 테마의 팝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IP 플랫폼 업체인 플레이인더박스와 협업해 짱구, 헬로키티 등 유명 캐릭터 상품과 벚꽃 디자인을 적용한 특별 에디션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벚꽃으로 꾸며진 요트를 타고 광안대교와 해운대 일대를 돌아보는 '광안리 벚꽃 요트 투어' 상품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달 30일 진행하는 경주 황리단길 팝업은 글로벌 인기 캐릭터인 '텔레토비'를 활용한 대규모 팝업으로 진행된다. 황리단길 메인도로 중앙에 위치한 경주 생활문화센터에서 운영되며, 텔레토비 인기 굿즈를 비롯해 석굴암 등 경주의 문화유산에 착안한 특별 기획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을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와 공간 기획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리테일 모델 혁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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