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신산업에 75조원 저리 대출···‘신성장 4.0’ 프로젝트

정부가 올해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과 유니콘 벤처기업 등에 75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지원한다. AI 반도체, 바이오, 양자 기술 등 이른바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엔 예산 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자 새로운 경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성장 4.0 프로젝트 2025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신성장 4.0 프로젝트는 ‘국민소득 5만달러, 초일류 국가 도약’을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산업정책이다.
정부는 먼저 신산업 등 중점 분야에 산업은행·기업은행 등을 통해 75조4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지난해보다 12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AI·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37조2000억원, 콘텐츠·항공우주 등 미래유망산업 지원에 21조5000억원, 유니콘 벤처기업 등 육성에 16조7000억원을 지원한다.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에 대한 재정 투입 규모는 지난해 2조7000억원에서 올해 3조4000억원으로 27.1% 늘린다. 올 상반기부터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한다. AI 반도체에 대한 정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지난해 8700억원에서 올해 1조2600억원으로 늘린다. 또 올 상반기까지 한국형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2028년까지 총 6000억원을 들여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올 하반기에는 양자전략위원회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본격 시작한다.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 지원도 강화한다. 반도체특별법 후속 법령을 정비하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를 지원한다. 이차전지 분야에는 7조90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해주고 세금도 깎아준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고효율·장수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개발(R&D) 비용 900억원을 지원한다. 무기발광(iLED)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확보와 주요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엔 1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올해 예산 1500억원을 들여 우주탐사도 지원한다. 오는 11월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를 시도한다. 독자적인 달 착륙선 개발에도 착수한다. 원전 분야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사업에 2028년까지 3000억원을 들인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력이 거센 데다 올해 경제성장률마저 1%대로 주저앉을 조짐이 커지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다만 정책금융·세제지원·기금조성 중심의 ‘재탕·삼탕’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한계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5일에도 AI·로봇·바이오 등 미래산업에 대한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기금조성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김호원 서울대 산학협력중점 교수는 “미국·유럽·중국 등의 신산업 정책을 잘 검토해서 다른 국가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는 AI를 제조업과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하는 등 정책에 디테일을 담아 특정 산업이나 기술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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