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행은 ‘0’원... 시중은행 中 이체 수수료 ‘면제’ 12곳

내 주거래 은행도 공짜? 이체 수수료 사라진다

올 초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상생 금융’을 주문한 가운데 최근 시중은행에서 하나둘씩 이체 수수료를 내리는 곳이 늘고 있어 소비자의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당국의 금융권 ‘이자 장사’로 비난받는 와중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동안 국내 시중은행들은 금액별로 다르지만, 인터넷뱅킹 또는 자동화기기(ATM) 이용 시 약 500원에서 1000원가량의 수수료를 책정해왔는데요. 만일 은행 창구를 이용할 경우, 최대 4000원의 송금 수수료를 물어야만 했습니다(1억원 송금 시).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금융권에서도 비대면이 주요 트렌드가 되면서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 모바일을 활용해 계좌 개설이나 송금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요. 이에 올 초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 이체 수수료(타행 송금)를 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리얼캐스트에서는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과 각 은행사 홈페이지에 공시된 자료를 참고해 국내 19개 은행사 이체(송금) 수수료가 어떤지 일괄적으로 살펴봤는데요. 과연 4월 현재 어떤 은행들이 이체 수수료 등을 면제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은행으로 이체 수수료 면제인 곳은?

그 결과, 4월 17일 기준 국내 19개 시중은행 중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으로 타행 이체(송금) 시 수수료가 면제인 곳은 총 12곳이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을 비롯해 카카오, 케이, 토스 등 인터넷 전문은행, 그리고 한국씨티, IBK기업, KDB산업,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이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상단 표 참고).

이 외에도 NH농협은행은 기존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NH뱅킹)을 이용해 타행 이체 시 500원의 수수료가 붙지만, NH올원뱅크(농협중앙회 전용) 앱 이용 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이 있습니다. 제주은행의 경우, 같은 신한지주 금융사인 신한은행으로 이체 시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었습니다.

반면, 앞서 언급한 은행 외 타 업체에서도 은행별로 특수 요건만 채우면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요. 주로 급여 계좌를 설정해 놓거나, 공과금 자동 이체, 정기적금 또는 정기예금 가입, 신용 및 체크카드 실적(30~50만원 이상) 등등 다양한 요건을 채울 경우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BNK경남은행은 은행연합회 및 홈페이지 공시상으로는 타행 이체 수수료(500원)가 있지만, 개인 고객이 모바일입출금통장 신규 가입 시 타행 이체 및 자동화기기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타 은행이 아닌 같은 은행으로 이체 시에는 18개 은행사 전부가 인터넷, 모바일, 텔레뱅킹, 자동화기기, 창구 이용 시 무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 면제인 곳은?

앞서 타행 이체(송금) 수수료를 알아봤는데요. 다음으로는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도 알아봤습니다.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의 경우, 19개 시중은행 전부 마감 전까지 자사 ATM을 이용해 인출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상단 표 참고).

단, 마감 후에 자사 ATM을 이용하게 되면 인출 수수료가 500~600원가량 붙었는데요. 마감 후에도 인출 수수료가 무료인 곳은 IBK기업, KDB산업, 한국씨티은행, 그리고 카카오, 케이, 토스뱅크 이렇게 총 6곳이었습니다.

타사 은행 ATM을 이용하게 되면 수수료가 더 비싸졌는데요. 먼저 타사 ATM에서 인출 시 수수료가 무료인 곳은 카카오, 케이,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유일했습니다. 이 외에 타사 은행 ATM을 마감 전에 이용 시 가장 저렴한 곳은 KDB산업은행(600원)이었으며, 가장 비싼 곳은 SC제일·광주은행(900원)이었습니다. 타사 ATM 마감 후 이용 시 가장 저렴한 곳 역시 KDB산업은행(800원)이었으며, 여타 대부분 은행은 900~1000원의 인출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한편, 이처럼 은행이 수수료 인하에 적극 나선 이유는 정부가 은행의 공공성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 컸기 때문이라 풀이되고 있는데요. 다른 한편에서는 수수료는 감소하되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점포 또는 365일 코너 등을 축소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선에서는 비대면 뱅킹이 증가할수록 노년층이 은행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확대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수수료 감면도 좋지만, 무엇보다 시중은행이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혜택이 늘어날 수 있게끔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