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코치가 비시즌에 배달 알바…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김양희 기자 2025. 3. 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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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아(KIA) 타이거즈 코치(오른쪽)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조상우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기아 타이거즈 제공

박용택 ‘케이비에스 엔’(KBS N) 야구해설위원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은퇴한 선수들이나 현역 코치를 하고 있는 후배들과 비시즌에 만나 ‘요즘 쉴 때는 뭐 해?’라고 물으니 배달 일을 한다고 하더라.” 현역 코치가 배달 일을? 박 해설위원에게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다른 후배한테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눈물이 날 뻔했다. 야구계 선배인 구단 단장들을 만나면 요즘 코치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지금 같은 처우라면 프로 코치를 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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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로야구 코치의 초봉은 5000만원 정도다. 2000년대 초반 코치 초봉은 4000만원 정도였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002년 처음 정식 코치(당시 두산 베어스)가 됐을 때 연봉이 4000만원이었다. 초보 코치는 연봉 4000만원부터 출발했다. 23년 동안 1000만원 정도가 오른 것이다. 2002년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은 5748만원(신인, 외국인선수 제외)이었다. 올해는 1억6071만원이다. 생활 물가 지수를 반영하는 자장면 값으로 보면, 2002년 자장면 평균 가격은 3198원이었다. 2024년 평균 가격은 7523원.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이 3배, 자장면 값이 2배 이상 오르는 동안 프로야구 코치 초봉은 25% 정도만 상승했다.

선수들이 최대한 길게 선수 생활을 하려는 이유도 코치 연봉과 무관하지 않다. 은퇴하고 곧바로 코치가 되더라도 선수 시절보다 연봉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 가족이 있는 경우 자녀 입학 등으로 지출이 가장 많아질 시기인데, 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프로 코치는 선수와 마찬가지로 비활동 기간인 두 달(12~1월) 동안 월급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4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정규직 신분이기도 하다. 자유계약(FA)으로 목돈을 만졌고, 은퇴 후 코치 생활도 꽤 오래한 한 야구인조차 “모아놓은 돈으로 아이들 학원비 등을 충당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야구 명문 고등학교 코치의 연봉이 프로 코치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종욱 삼성 라이온즈 코치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제법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 은퇴 후 프로 현장 지도자보다는 방송 해설위원이나 예능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방송 출연을 하면서 개인 사설 아카데미 등을 병행하면 프로 코치보다 시간은 여유로우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가족과 있는 시간도 더 많아진다. 이 때문에 은퇴를 앞둔 선수들은 중계방송 PD들과 친분을 쌓으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프로야구 코치들의 처우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도 열악한 편이다. K리그1 프로축구 코치는 7000만원~1억원을 받는다. 축구는 국외에서도 한국인 코치 수요가 있어 야구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프로배구의 경우 저연차 코치 또한 50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미국 구직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고교 코치의 연평균 급여는 4만1100달러(5980만원)였다. 대학 코치는 6만5679달러(9554만원). 마이너리그 코치는 평균 4만7000달러(6837만원)에서 8만4000달러(1억2200만원) 수준을 받고, 메이저리그 포지션 코치 중 투수 코치는 연봉 20만(2억9000만원)~36만달러(5억2300만원)를 받는다고 한다.

몇몇 구단은 최근 들어 다년계약을 통해 계약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낮은 연봉을 보전해주기도 한다. 일례로 구단 프랜차이즈로 은퇴한 A의 경우 2년 계약금 포함 2억원에 코치 계약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코치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초봉은 올려줄 수 없어서 계약금을 준 것이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저연차 코치의 연봉을 올려주려고 해도 다른 구단들 눈치가 보여서 못 올려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도 뉴욕 양키스, 엘에이(LA) 다저스 같은 빅 마켓 구단의 코치 연봉은 높고 마이애미 말린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같은 스몰 마켓 코치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1088만7705명)을 돌파했다. 2002년(239만4579명)보다 4.5배가 증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궂은 일을 하는 코치들은 관중 증가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선수 최저연봉(3000만원)과 함께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프로농구의 경우 2025~2026시즌 선수 최저연봉을 4200만원(종전 4000만원)으로 인상한 상태다. 처우가 개선되면 프로 현장으로 돌아오는 코치들도 많아지지 않겠는가.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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