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문체부 ”하자 있으나 무효라고 판단하긴 어려워“

[포포투=이종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있었던 불합리함을 공개했고, 감독 선임을 무효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대표팀 감독 관련 감사 중간발표를 실시했다.

쟁점은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있었던 불합리함이다. 현재 축구협회는 타 후보군들과는 달리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면접, 브리핑 등을 진행하지 않고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잘못된 점은 분명히 지적할 것이고, 감독 거취 문제는 협회가 결정해야 할 몫이다”라며 입장을 전했다.

예상대로 클린스만, 홍명보 선임 감독 절차는 불공정하고 불투명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약화시켰다. 마이클 뮐러 전강위원장과 협회는 전강위가 구성되기도 전에 후보자 명단을 작성했고, 에이전트 통해 감독들과 접촉했다. 또 전강위원들은 첫 전강위 회의에서 협회로부터 위원들의 권한을 뮐러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하도록 요청받았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통보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엔 규정상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총괄이사가 최종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이임생 총괄이사는 전강위원도 아니고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임생 총괄이사에겐 감독 추천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 축구협회 부회장이 감독 선임 권한을 위임했다는 이유로 감독 선임에 개입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때까지 의혹에만 그쳤던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합리함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셈이다.

그러나 절차적인 하자가 있음에도 감독 선임을 무효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준 감사관은 ”선임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됐으나 지금으로서는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내부적인 절차다.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체부가 묵과하기엔 어려운 문제이나 축구협회는 독립적인 단체다. 축구협회가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해 공정한 결과를 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몽규 회장과 규정을 위반한 축구협회 관계자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남아있다. 최현준 감사관은 ”축구협회의 독립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절차적 하자가 있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판단해 이를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정몽규 회장 역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아직 끝나지 않은 감사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몽규 회장에 대한 처분 요구를 할 것이다. 또한 규정을 위반한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는 조치가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종합해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종관 기자 ilkwanone1@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