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is] 2030년까지 '연평균 9% 성장' 성패는 벌크선

/사진 제공=HMM

HMM이 지난해 11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을 2030년까지 15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성장 폭은 크지 않지만 연평균 9%씩 꾸준히 매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도 이런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HMM은 컨테이너선 시황에 따라 출렁거렸기 때문이다.

안정성이 담보되려면 컨테이너션 운항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해소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이의 해법으로 '벌크 부문 강화'가 꼽히는 가운데 실제로 SK해운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수익구조 단점

HMM은 2014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안에 따라 LNG전용선을 매각한데 이어 2016년 에이치라인해운에 벌크전용선사업 부문도 양도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벌크화물 수송 실적의 비중이 20% 수준이었지만 사업부를 매각한 후에는 10%까지 떨어졌다. 반면 60~70%였던 컨테이너 매출 비중은 8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컨터이너 수송 매출의 비중은 약 87%에 달한다.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되는 컨테이너선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몇몇 대형 선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선사 중에서도 HMM이 포함된 상위 10개사에 시장이 좌우된다. 시장이 과점 형태를 띠지만 그나마 안정적으로 운항이 가능했던 것은 상위 해운사 몇 곳이 출혈경쟁을 피한다는 데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해운동맹' 방식으로 질서를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기류가 약해진 상황이다.

HMM은 지난해 싱가포르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스위스 MSC와 유럽항로 선복교환 협정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보강하고 있지만 다른 경쟁사와의 선복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 알파라이너 집계에 따르면 총적재능력을 나타내는 선복량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HMM이 80만 7719TEU로 8위를 차지했다. 다만 HMM과 비슷한 순위에 속한 에버그린(172만 TEU), ONE(195만 TEU)과 100만TEU 이상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글로벌 해운사라는 이유로 다수의 국내 우량고객사의 물동량을 취급해왔다. 이에 전체 시장에서 확보한 컨테이너선 화물 수송 비중을 뜻하는 화물적취율은 2022년부터 최근까지 70% 내외를 기록했다.

문제는 컨테이너선 시황이다. 물동량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운임지수가 하락하면 마진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HMM의 매출 추이는 컨테이너선 운송실적과 맞물려 움직였다. 2022년 18조5828억원이었던 매출이 이듬해 8조원 수준으로 급감한 적이 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컨테이너선 매출이 17조3050억원에서 6조9646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결정타였다. 반면 벌크 부문은 2022년 1조948억원에서 2023년 1조2431억원으로 외형은 크지 않지만 수직 성장했다.

이처럼 부문별 희비가 갈린 것은 운임지수와 무관하지 않다. HMM의 컨테이너선 평균운임은 2022년 1분기 3714달러에서 2023년 4분기 915달러로 하락했다. 반면 발틱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건화물운임지수는 2022년 1분기 2041달러에서 2023년 4분기 2033달러로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완만했으며, 같은 기간 중동-중국 구간 초대형 원유운반선운임지수도 39달러에서 61달러로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컨테이너 부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956억~3조3796억원으로 편차가 컸지만 벌크 부문은 735억~1861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그래픽=김수정 기자

벌크선 키울 열쇠 'SK해운 사업부 M&A'

HMM은 2030년 매출 가이던스로 지금보다 30% 이상 증가한 15조540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키는 벌크 운송 실적이 쥐고 있다. HMM은 현재 80% 이상인 컨테이너선의 비중을 2030년 78%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벌크의 비중을 22%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해 1분기 말 HMM이 확보한 선대는 컨테이너선 62척, 벌크선 32척 등 총 94척이다. HMM은 추가로 선박을 확보해 2030년 벌크선을 11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벌크 부문에만 총 5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HMM이 이 예산 중 일부를 인수합병(M&A)에 사용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SK해운 사업부 딜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해운 사업부의 적정 몸값으로 약 2조원이 거론된다. 당장 HMM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이 약 16조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외부 조달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해운의 매출 구성에서는 원유를 운반하는 탱커선의 비중이 약 35%로 압도적이며 다음으로 LNG·LPG선 등 가스선이 2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체로 장기계약에 기반해 안정성이 보장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우량 화주와의 장기계약에서 발생하는 탱커선 사업과 SK가스, 트라피구라 등 우량 화주와의 장기계약 수익으로 구성된 LPG선 사업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SK해운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세운 한앤코탱커홀딩스로 당초 경영권을 전부 넘기는 안을 검토하다 사업부만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1월에는 SK해운 일부 자산인수 등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이 선정됐지만 6개월째 딜이 답보 상태라 일각에서는 무산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협상은 유효하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한앤코 측은 HMM의 결단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HMM 경영진이 교체된 데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장 자리도 비어 있어 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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