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난관을 극복하고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존 성장방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6년 만에 탈환한 '리딩뱅크'를 지킨다는 의지를 이같이 다졌다. 기존 고객을 유지할 '록인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비이자이익 부문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실적도 높여 올해 은행 순이익기여도 20%를 달성하며 지난해의 최대 순익 실적을 경신할 계획이다.
다만 KB국민은행, 하나은행과의 각축전이 치열해지면서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타이틀 방어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3조8520억원으로 지난해 최대 순익(3조6954억원)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민은행(3조7770억원), 하나은행(3조5420억원)을 앞서다는 시장 전망치다.
정 행장은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장 중 유일하게 연임된 데다 신한금융그룹의 대다수 계열사 대표가 교체된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금융권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지키기 위한 정 행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으로, 그는 올해 시니어 대상 영업 강화와 자산관리(WM) 비즈니스 고도화로 비이자이익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5206억원으로 전년(4317억원)보다 21% 증가한 반면 국민·하나은행은 감소했다. 특히 투자금융수수료가 2023년 1128억원에서 지난해 1911억원으로 급증한 것이 두드러진다. 상업투자은행(CIB)과 대기업영업본부가 합쳐지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왔다.
이에 정 행장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바탕으로 고객확보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출시한 SOL트래블 체크카드·신용카드는 5개월 만에 100만장이 발급됐고 올해 3월 기준 190만장이 발부됐다.
정 행장은 리테일 중심 영업점을 도입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리테일 중심 영업점은 은행을 방문해 상담해야 하는 복잡한 개인업무를 중점적으로 처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예적금, 투자상품, 방카슈랑스, 주택담보대출 등에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울러 시니어·초고액자산가(300억원) 대상 영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신한은행은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지난해 7월 새 자산관리 브랜드 '신한 프리미어'를 출시해 초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를 강화해왔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상속·증여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 특화 채널인 '신한 신탁라운지'를 지난해 9월 열었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익도 관전 포인트다. 신한은행은 올해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글로벌 손익은 7336억원(세전 8866억원), 비중은 19.9%로 목표치를 밑돌았다. 신한은행은 2027년까지 글로벌 세전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탄탄한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일본)에 더해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이 목표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손익은 2021년 3845억원에서 2022년 5383억원, 2023년 5497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021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해외법인 10곳이 모두 흑자를 낸 데는 현재화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수혜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상호관세의 영향으로 글로벌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신한베트남은행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현지 개인고객 대상 대출자산이 60% 수준으로 현지화율이 높아 사업 확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매트릭스 부서와의 현지맞춤형 협업으로 자산 성장을 지원하고 각국에 맞는 지역특화 사업모델로 차별화 전략을 진행하겠다"며 "국내에서는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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