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새로 들인 OTT 선택지…넷플릭스 이용권 살펴보니

조유빈 기자 2024. 10. 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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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시리즈온 이용권 혜택서 제외…OTT로 무게 추 옮겨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그대로 제휴…스마트TV서도 재생 가능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동맹을 맺었다. 네이버가 자사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네플멤) 회원에게 디지털 콘텐츠 혜택 중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영화‧방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시리즈온'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넷플릭스의 손을 잡고 시리즈온의 손을 놓은 네이버의 행보가 콘텐츠 플랫폼 시장 판도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티빙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했던 네이버가 넷플릭스까지 선택지로 들이면서, 구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넷플릭스 화면 ⓒAFP 연합뉴스

네이버 콘텐츠 혜택 어떻게 바뀌나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멤버십 구독자들에게 새롭게 바뀌는 혜택을 공지했다. 골자는 디지털 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이 추가되고, 시리즈온 이용권이 제외된다는 점이다. 11월 4주 차부터 추가되는 넷플릭스 이용권은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으로, 콘텐츠 시청 시 일부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상품이다. 영화와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리즈온 이용권은 오는 11월11일까지만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는 시리즈온 상품 판매 자체를 오는 12월18일부터 종료한다.

네이버가 멤버십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도입하면서 자사 제공 서비스의 막을 내린 것은 콘텐츠 무게 추를 OTT로 옮긴 것이란 시각이다. 주문형비디오(VOD)를 구매해 이용하던 방식에서 OTT 플랫폼 스트리밍 방식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을 감안해, 영화나 방송을 건당 감상할 수 있는 시리즈온 서비스를 종료하고, OTT 혜택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네이버는 그동안 구매한 콘텐츠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보관함' 기능을 마련해 판매 종료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멤버십 혜택이 바뀌면서 구독자들에게는 넷플릭스와 티빙이라는 두 개의 OTT 선택지가 생겼다. 현재 네플멤은 티빙과 제휴를 통해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디지털 콘텐츠 혜택 중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 광고가 없는 대신 서비스 이용은 일부 제한된다. 라이브와 시리즈만 이용이 가능하고,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와 KBO 생중계는 이용할 수 없다. 동시접속은 1대만 가능하고, 스마트TV를 통해서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KBO 생중계나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이용하고 싶다면 월 4600원을 내고 '방송 베이직'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동시접속이 1대로 제한되고 화질(720p)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업그레이드 상품이 월 5500원의 티빙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와 비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티빙의 광고형 요금제는 모바일, 태블릿, PC, TV를 지원하고, 동시접속 2대를 허용한다.

네이버가 유료 구독 서비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에게 오는 11월부터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한다. ⓒ네이버 제공

네플멤 넷플릭스, 동시접속 2명 허용

네플멤의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은 드라마 등 일부 콘텐츠만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추가 요금 없이 OTT를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였지만, 기존에 운용되는 요금제와 다르다는 점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디지털 콘텐츠 혜택으로 제공할 넷플릭스 이용권이 동시접속을 허용하는지, 스마트TV로 재생이 가능한지 등에 관심이 쏠렸다.

결론적으로 네이버가 혜택에 추가한 넷플릭스 이용권은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상품과 동일하다. 현재 넷플릭스는 월 5500원에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해상도는 1080p(풀 HD)이고, 2명의 동시접속이 가능하다. 지원 기기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이다. 네플멤 디지털 콘텐츠 혜택으로 넷플릭스 이용권을 선택할 경우, 2명의 동시접속 및 TV 재생 등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디지털 콘텐츠 이용권의 경우 제휴사 정책에 따라 진행되는데 넷플릭스는 기존 광고형 요금제와 동일한 조건으로 협의가 됐다"며 "콘텐츠의 경우, 기존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에서 시청이 제한되는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들은 대부분의 넷플릭스 시리즈와 영화를 이용할 수 있지만, 라이센스 제한으로 인해 일부 콘텐츠는 시청할 수 없다. 이 경우 콘텐츠에 자물쇠 아이콘이 표시되는데 이는 기존 요금제에서 제한되는 콘텐츠로, 네플멤 혜택이라 서비스가 제한되는 부분은 없다는 것이다. 상위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옵션도 함께 제공된다. 8600원을 추가 지불시 스탠다드 요금제(월 1만3500원)로, 1만2100원을 추가 지불하면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네이버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네이버와의 제휴로 이용자를 늘려온 티빙의 속내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티빙 가입자 수는 네이버와 제휴 이후 1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흥행 부진과 계정 공유 단속 등으로 이용자 정체 현상을 겪고 있는 넷플릭스가 네이버와 손을 잡고 일정 부분 가입자 확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구독경제 전문가인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넷플릭스는 MAU 감소로 인해 기존 구독자 유지 외에도 새로운 고객 유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네이버와의 제휴를 택했다"며 "최근 티빙이 KBO 중계 등으로 선방하고 있고, 웨이브와의 합병도 앞두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오징어 게임 시즌2》 등 킬러 콘텐츠 후속작 공개를 앞두고 여세를 몰아 구독자를 유입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한국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높이고 하락세를 상승세로 반전하기 위해 1000만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네플멤을 효과적인 반전 카드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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