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만 받고 ‘먹튀’” 제주도에 쏠린 중국 투자이민
지난 5년간 국내에 투자이민을 온 외국인 10명 중 8명은 ‘제주도에 투자한 중국인’으로 나타났다. 투자이민제는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의 관광‧휴양시설에 기준금액 이상 투자한 외국인의 국내 체류를 허가하는 제도다.
15일 법무부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투자이민자 116명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104명으로 전체의 89.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제주도에 투자이민을 온 중국인은 92명(79.3%)이었다.
투자 금액 기준으로는 제주도가 총 795억1000만원을 유치해 투자이민제를 통한 국내 총투자액(910억7000만원)의 87.3%가 집중됐다.
투자이민이 가능한 다른 지역인 부산 동부산 관광단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와 강릉 정동진지구, 전남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와 화양지구는 지난 5년간 투자이민 유치가 없었다.
이 기간 투자이민자 116명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까지 총 340명이 자유로운 거주 자격(F-2)을 받았다. 1476명은 5년 이상 투자를 유지해 영주 비자(F-5)를 새로 받았다. 투자 금액 기준은 기존 5억원에서 작년 10억원으로 상향됐다.
정부는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계하기 위해 2010년 제주도에 이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제주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는 성과를 거뒀으나 부동산 가격 과열, 중국인 소유 토지 잠식, 숙박시설 과잉 공급, 환경훼손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전 의원은 “투자이민제 시행 목적이 우량한 외국인을 유치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인 만큼 투자국 다변화와 투자 지역 분산이 필요하다”며 “영주권만 받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먹튀’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법무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앞서 제주도는 “제주도가 중국인들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는 대만 언론 보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해명했다. 지난 6월 대만 매체는 ‘제주도, 중국 섬 되나?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 정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도의 관광산업과 부동산 경기를 부양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중국인들이 한몫 챙기기 위해 제주도의 땅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제주도가 중국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이에 제주도 측은 “제주도의 전체 면적 1850㎢ 중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소유한 땅은 0.5%에 불과하다”며 “이를 두고 ‘중국 섬이 됐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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