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현대사를 뒤흔든 총성이 울리기 전 40일. 이 영화는 결말을 모두가 아는 사건을 다루면서도 관객을 두 시간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2020년 1월 개봉해 475만 관객을 모은 그 작품입니다.
모두가 결말을 아는 이야기의 힘
영화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가 2년 넘게 연재한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밑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우민호 감독은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에 이르기까지의 심리를 따라갑니다. 2인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 왜 그 선택을 했는가. 영화는 단정하지 않고, 흔들리는 한 인간의 얼굴을 집요하게 비출 뿐입니다.

475만이 지켜본 팽팽한 심리전
개봉 5일 만에 200만, 이후 300만과 400만을 차례로 넘기며 최종 475만 관객을 기록했습니다. 총격 장면보다 회의실의 침묵, 독대 자리의 눈빛이 더 서늘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화려한 액션 없이 대사와 표정만으로 이 정도 흡인력을 낸 한국 영화는 드물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병헌의 얼굴이 곧 스릴러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의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경력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충성과 모멸, 불안과 결심이 한 표정 안에서 교차하는 순간들이 영화의 실질적인 클라이맥스입니다. 대통령 역의 이성민, 경호실장 역의 이희준 등 배우들의 앙상블도 팽팽했습니다.

오스카에 간 한국 대표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고, 부일영화상에서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직후 한국을 대표해 오스카 문을 두드린 작품이 바로 이 영화였습니다.

서울의 봄이 그린 12·12가 궁금했던 분이라면, 그 직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를 함께 보면 퍼즐이 맞춰집니다. 두 영화를 이어 보는 순간, 1979년 겨울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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