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12억 하던 게 5억?"..집값 곤두박질치는 세종시의 비명

조회수 2022. 9. 14. 13: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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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세종시 나성동 신축 아파트. /신현종 기자

[땅집고] 세종시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세종시에서는 흔히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값이 한때 10억원을 훌쩍 넘었으나, 지금은 5억원대까지 급락한 단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13일 KB월간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 8월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8월보다 5.04% 떨어졌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이다. 다음으로 대구 달서구(-4.31%)∙중구(-2.25%)∙서구(-1.20%), 전남 광양시(-1.18%) 순이다.

세종은 광역 교통망 확충, 국회의사당 이전 등 개발 호재에 힘입어 2020년부터 작년까지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8월만해도 세종시 새롬동 ‘새뜸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는 12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보람동 ‘세종신동아파밀리에4차’, 새롬동 ‘새뜸11단지더샵힐스테이트’, 다정동 ‘가온4단지e편한세상푸르지오’ 등 역시 같은 주택형이 11억원을 넘었다.

[땅집고]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사무실 유리창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신현종 기자

그러나 올 들어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면서 일부 국평은 5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다정동 ‘가온마을 1단지힐스테이트세종2차’ 전용 84㎡는 작년 6월 8억8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올 8월 5억6000만원까지 추락했다. 다른 단지도 집값이 큰 폭으로 내렸다. 2020년11월 11억2000만원을 찍었던 다정동 ‘가온4단지e편한세상푸르지오’ 전용 84㎡는 올 8월 6억5000만원으로 5억원 가까이 급락했다.

작은 주택형은 반토막 이상 꺾인 단지도 있다. 보람동 ‘세종시대방노블랜드’(호려울마을1단지) 전용 59㎡ 로열층 매물은 올 7월 4억원에 팔렸다. 이는 2020년11월 최고가인 8억4500만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새롬동 ‘새뜸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같은 주택형 역시 올 7월 5억3000만원에 거래돼 2020년12월(8억2000만원)보다 3억원 가량 내렸다.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는 이른바 곡소리가 터져나온다. 도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종시 대장 동네인 새롬동조차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래가 있어야 가격이 받쳐주는데 세종시 전체 매매 거래가 0건”이라면서 “거래가 없으니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탄생한 세종시는 지역적으로 태생적인 한계가 명확해 당분간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행정수도로 계획한 세종시 계획 인구는 이미 채워졌으나, 아파트 공급은 계속되고 있다”며 “규제지역 해제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간에 세종 집값이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여파에 계획 인구 이상 신규 공급 물량이 꾸준히 풀리면서 집값 방어가 어렵다는 것.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분양예정 아파트는 7284가구로, 지난 2년치보다 2000가구 이상 많다. 입주 예정 물량도 꾸준하다. 매년 1만 가구를 훌쩍 넘겼던 2017~2019년보다는 적지만, 올해부터 2024년까지 해마다 3000가구 이상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세종 아파트값은 작년 3분기 이후 하락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먼저 조정기에 진입했다”며 “세종시 아파트 시장은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를 떠받치는 전세가율마저 40%대로 전국에서 가장 낮아 가격 하향 안정세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박기람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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