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인프라코어가 북미와 유럽시장 둔화에 따른 충격이 일부 진정되면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이는 HD현대건설기계와 합병을 앞둔 회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HD현대인프라코어는 주주들의 합병 반대 의사 표시 기간에 맞춰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그간 합병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눌려 있었던 만큼 자사주 소각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3일 진행된 실적발표회에서 "2025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 성장한 1조1846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성장 배경으로 글로벌 지역의 건설기계 수요가 7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데 따른 효과라고 강조했다. 엔진 부문의 호조도 실적을 견인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 확대를 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판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아시아 시장에 이어 전략 시장으로 지목했지만 갑작스레 닥친 건설경기 한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1분기때는 매출이 28% 급감하며 동기간 20% 이상 성장한 중국 시장과 대조를 이뤘다.
경기 둔화와 별개로 북미 지역은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장벽도 예고됐다. 보유한 재고로 버티는 상황이지만 8월 상호 관세가 확정되면 향후 상황을 지켜봤다가 가격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2분기들어 북미 시장 침체가 완만하게 꺾였으며 유럽이 큰폭으로 반등했다. 올해 2분기 북미·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2832억원을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인프라코어 측은 "ECB와 영국의 금리 인하가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수요 저점 통과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며 "북미는 관세 및 금리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으로 회복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및 세제 혜택을 고려할 때 여름 비수기가 지나면 분위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내년부터 북미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현재 판매 채널을 재정비 하고 있다. 프로모션을 통해 쌓인 재고를 털어내는 동시에 우량 채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날은 HD현대건설기계와 합병을 발표한 이후 첫 실적 발표였다. 통합 방안이 공개된 직후 시장은 불확실성과 기대감이 혼재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눌림 현상이 있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주가가 다시 반등했다.
또한 합병을 위한 증권신고서도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합병이 진행될 예정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달 16일까지 명부에 기재된 주주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29일부터 본격적으로 합병 반대 의사 표시를 접수할 예정이다. 반대 의견을 표시한 주주들은 향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매수청구 가격은 1만1885원으로 이 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수급 측면에서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도 높아진다. 자사주 기반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유인을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소각되는 물량은 지난 2월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한 약 300만 주의 자사주로 추정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이 최근 마무리되면서 23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 승인이 떨어졌다"며 "8월 6일 소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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