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소음 제거’ 기능 켜니··· 집중력 높이는 데 도움됐다

김태훈 기자 2025. 10. 1. 13: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진행한 소음 제거 기능 관련 연구에서 참가자가 뇌혈류 측정 장치를 쓰고 과제 수행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음향기기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외부 소음을 줄일 뿐 아니라 집중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국립한국교통대 AI데이터공학부 신재영 교수 연구팀은 해당 기능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청각 연구(Hearing Research)’에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청력이 정상인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소음 환경에서 20초 분량의 내용 청취 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비활성화한 상태로 각각 5회씩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이어폰·헤드폰 등의 음향기기를 사용할 때 소음을 상쇄시키는 파동을 내보내 체감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 연구에선 이 기능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3개 항목을 측정했다.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으로는 뇌의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 변화를, ‘시각 아날로그 척도’로는 청취 난이도를 측정했고, 참가자의 과제 반응시간 및 정확도도 함께 평가했다.

연구 결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뇌의 전전두엽 대부분의 영역에서 혈중 산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크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에 대해 “뇌 기능 저하가 아닌, 혈류가 과제 수행에 필요한 뇌의 다른 영역으로 재분배된 결과”라며 “집중을 통한 뇌의 산소 소모량 증가”라고 해석했다.

특히 오른쪽 전두엽의 일부(5·7번 채널)에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끄는 조건 변화에 따라 혈중 산소 헤모글로빈 농도 변화도 유의미하게 차이가 났다. 소음이 큰 상황일 때는 듣고자 하는 소리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에서 뇌의 오른쪽 반구가 더 활발히 반응한 것이다. 이때 활성화된 오른쪽 측두엽으로의 혈류 공급을 위해 인접한 오른쪽 전전두엽 피질에선 혈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취가 얼마나 편안했는지를 묻는 문항을 통해 청각 난이도 점수를 매긴 시각 아날로그 척도 점수에서도 소음 제거 기능의 효과가 확인됐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71.17점)가 비활성화 상태(51.45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기능을 켰을 때 과제 청취가 훨씬 수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응시간과 정확도 검사에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1.36초, 4.24점)와 비활성화한 상태(1.40초, 3.95점)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문일준 교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청각적 편의를 넘어, 뇌의 인지적 에너지 분배와 집중력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생리학적 근거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연구”라며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주의집중을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