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도, 오래 서도 허리가 무너진다…‘S자 척추’ 지키려면?

허리가 뻐근하다. 일어서도 시원하지 않다. 다시 앉아도 편하지 않다.
직장인은 모니터 앞에 오래 앉아 있고, 학생은 책상 앞에 오래 머문다. 마트 계산원, 교사, 백화점 근무자처럼 하루 종일 서 있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앉거나 서 있는 자세 자체보다 '오래 가만히 있는 습관'이다. 척추는 움직일 때 버틴다. 움직이지 않으면 디스크와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인다.
앉아 있을 때 허리는 왜 더 힘들까?
많은 사람이 오래 서 있으면 허리에 더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가 받는 압력만 놓고 보면 앉은 자세가 더 불리할 수 있다.
똑바로 서 있을 때 요추 디스크가 받는 압력을 100%로 보면, 바르게 앉아도 압력은 약 140%로 올라간다. 구부정하게 앉아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부담은 더 커진다. 일부 연구에선 이런 자세에서 디스크 압력이 약 185%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 있을 때는 체중이 다리와 발로 분산된다. 앉으면 하반신이 받던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상체 무게가 골반과 허리 주변에 집중된다. 여기에 등을 둥글게 말고 고개를 앞으로 뺀 자세가 더해지면 허리뿐 아니라 목 디스크에도 부담이 간다.
그렇다고 서 있는 자세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래 서 있으면 디스크 압력은 앉을 때보다 낮더라도 척추를 지탱하는 기립근과 골반 주변 근육이 계속 긴장한다. 허리를 과하게 젖힌 채 오래 서 있으면 척추관협착증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리 저림이나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핵심은 하나다. 오래 앉아도, 오래 서도 허리는 힘들다. 자세를 바로잡고, 중간중간 움직여야 한다.
바르게 앉으려면 '허리 곡선'을 살려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가 편하려면 엉덩이부터 바로 놓아야 한다. 엉덩이를 의자 끝에 걸치면 골반이 뒤로 말리고 허리가 둥글게 굽는다.
반대로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깊숙이 붙이고 허리를 자연스럽게 세우면 상체 무게가 등받이로 나뉘어 허리 부담이 줄어든다. 허리를 과하게 젖히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는 자세가 핵심이다.
이때 무릎은 90~100도 정도가 좋다. 양발은 바닥에 완전히 닿아야 한다. 발이 떠 있으면 허벅지와 골반에 긴장이 생긴다. 키가 작거나 의자가 높다면 발 받침대를 쓰는 편이 낫다.
상체는 명치를 앞으로 살짝 밀어 올린다는 느낌이면 충분하다. 허리를 억지로 젖히지 말고, 가슴을 조금 열어 허리 곡선이 자연스럽게 살아나도록 한다.
PC나 노트북(laptop)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너무 낮지 않게 둔다. 턱은 가볍게 당기고, 귀와 어깨가 옆에서 봤을 때 비슷한 선에 놓이도록 한다.
스마트폰을 오래 내려다보는 습관도 문제다. 목이 앞으로 빠질수록 목뼈와 어깨 근육 부담이 커진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목과 어깨 긴장도 함께 갖고 있다. 척추는 허리만 따로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래 서서 일한다면 '짝다리'부터 피해야 한다
서 있는 자세의 핵심은 체중 분산이다. 양발을 어깨너비 정도로 벌리고, 체중을 발바닥 중앙에 둔다. 한쪽 다리에만 기대는 '짝다리' 자세는 골반을 틀어지게 만든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허리 한쪽 근육이 더 많이 긴장하고, 골반과 허리의 균형도 흐트러질 수 있다.
배와 엉덩이에도 가볍게 힘을 줘야 한다. 배꼽을 척추 쪽으로 살짝 당긴다는 느낌이면 된다. 이때 엉덩이를 뒤로 빼거나 허리를 과하게 꺾지 않는다. 골반이 앞으로 많이 기울어지는 '골반 전방경사'가 있으면 허리 뒤쪽 관절과 근육에 부담이 커진다.
어깨는 앞으로 말리지 않게 한다. 가슴을 살짝 열고, 옆에서 봤을 때 귀, 어깨, 고관절, 복사뼈가 대체로 한 선에 놓이도록 서는 것이 좋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낮은 발판도 도움이 된다. 10~15cm 정도 높이의 발판이나 두꺼운 책을 두고, 한쪽 발을 번갈아 올려놓으면 허리와 골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 자세로 버티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최악은 '나쁜 자세'보다 '오래 가만히 있는 자세'
아무리 바른 자세라도 오래 고정되면 허리에 좋지 않다. 디스크는 혈관이 풍부한 조직이 아니다. 주변 조직과 움직임을 통해 수분과 영양을 주고받는다. 몸을 움직이면 디스크에 압박과 이완이 반복되며 일종의 펌프 작용이 일어난다.
그래서 허리 건강의 기준은 "얼마나 바르게 앉았나"만이 아니다. "얼마나 자주 움직였나"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사무직이라면 50분마다 한 번은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자리에서 5분 정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허리, 엉덩이, 허벅지 뒤쪽을 가볍게 늘려준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도 30분에 한 번쯤은 체중을 좌우로 바꾸고, 허리를 가볍게 굽혔다 펴는 동작을 섞는 것이 좋다.
부산 온병원 서성우 척추센터장(신경외과)은 "요통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술이나 약보다 먼저 자세를 바꾸는 것"이라며 "앉는 법, 서는 법, 움직이는 간격만 달라져도 허리에 쌓이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는 한 번에 망가지지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자세가 허리를 만든다. 오늘 앉는 법과 서는 법을 바꾸는 것이, 긴 요통의 시작을 막는 첫 단계다.
미니 FAQ
허리 쿠션은 꼭 써야 하나?
의자 등받이가 허리를 잘 받쳐주지 못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너무 두꺼운 쿠션은 허리를 과하게 젖히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서 일하는 책상은 허리에 더 좋은가?
항상 그렇지는 않다. 앉는 시간을 줄이는 장점은 있지만, 오래 고정해 서 있으면 근육 피로가 커진다. 앉기와 서기를 번갈아 하는 방식이 더 낫다.
허리 통증이 있을 때 스트레칭만 해도 되나?
가벼운 뻐근함은 움직임과 스트레칭으로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다리 저림, 감각 저하, 힘 빠짐, 대소변 이상이 동반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딱딱한 의자가 허리에 더 좋은가?
너무 푹 꺼지는 의자는 골반을 뒤로 말리게 해 불리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딱딱한 의자도 오래 앉으면 부담이 된다. 등받이와 좌면이 몸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지가 더 중요하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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