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팔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최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저녁 긴급 직원 회의를 소집해 “때때로 어려운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미래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밝고 흥미롭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도 꿈꾸지 못한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여러분의 주식을 계속 보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된 이후 그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반감으로 테슬라 주가는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테슬라 전시장, 차량과 충전소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고 머스크 반대 시위도 여러 차례 열렸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뉴스만 보면 마치 세상이 끝날 것처럼 느껴진다”며 TV에서 테슬라 차량이 불타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조금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보통 1분기에 테슬라의 인도량이 감소했지만 올해는 중국, 유럽 등 여러 시장에서 인도량과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정치적 반발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모델Y의 업그레이드로 생산 라인 재정비 등으로 생산이 일시 중단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모델Y에 대해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의에 대해 “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테슬라와 함께 헤쳐나가겠다는 머스크의 첫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이브스는 최근 머스크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활동을 줄이고 테슬라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됐고 지금이 “머스크와 테슬라에게 토네이드급인 위기의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테슬라 강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전날 경쟁 심화, 라인업 노후화와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이유로 테슬라의 목표주가와 판매량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이와 같이 월가에서 테슬라 전망에 대해 경고가 나오고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거세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서 약 50%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의 에마 우 전략가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고 80억달러를 투입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최장 기간의 순매수 기록이며 유입 자금도 최대 규모다. 이 기간동안 테슬라 주가는 17% 하락해서 시가총액에서 1550억달러가 증발했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업자는 “테슬라는 초기 및 중견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줬고 많은 투자자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람들은 이것을 잊지 않을 것이며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다고 판단될 때 계속해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