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깊은 쉼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충남 아산의 신정호 정원은 그저 호수공원처럼 보이지만,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색이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호수를 따라 이어진 5km 산책로와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은 이곳을 단순한 공원이 아닌 ‘살아있는 이야기의 정원’으로 만들어 준다.

신정호 정원의 중심은 단연 호수와 그를 감싸 안은 산책로다. 총 5km 길이의 수변 산책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는 사실.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에, 가족 나들이나 가벼운 산책에도 제격이다. 걷는 내내 달라지는 풍경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햇살이 반짝이는 호수, 탁 트인 잔디광장, 그리고 길목마다 자리한 조각 작품이 여행자와 대화를 나누듯 이어진다.
충남 제1호 지방정원

신정호 정원의 뿌리는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산저수지’가 그 시작이었다. 시간이 흘러 1993년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재탄생했고, 결국 충남 제1호 지방정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이 지정은 단순한 명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원의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증표이자, 정원으로서 새로운 도약의 출발이었다.

현재 신정호 정원은 ‘물의 정원’을 주제로 6개의 테마정원(환영정원, 사계절·색깔정원, 다랭이정원, 물의정원, 산들바람언덕정원, 마른정원)을 품고 있어, 산책하는 발걸음마다 서로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신정호 정원의 백미 중 하나는 수생식물 전시장이다. 연꽃, 수련, 노랑꽃창포, 부처꽃 등 50여 종의 수생식물이 계절마다 피고 지며 호수의 풍경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옛 여물통과 화분을 활용한 전시 공간은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멋을 더하고, 아이들에게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는 생생한 학습장이 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음악분수는 지친 발걸음에 청량한 휴식을 선물한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되는 이 분수는 클래식 선율에 맞춰 화려한 물줄기를 뿜어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평일에는 하루 4회(11시, 13시, 15시, 17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 정각에 가동되니, 시간을 맞춰 방문한다면 신정호만의 특별한 공연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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