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아파트 갑질 논란] '택배 출입료' 알고보니 15년 된 규정
쿠팡 기사 등에 사용료 부과 중
구월힐스 1단지 60개동 출입 가능
관리소장 “마스터키 관리 목적”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가 화제가 됐다.
택배 기사들이 공동현관 마스터키 발급과 사용을 위해 매월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갑질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작성자는 글을 통해 "출입카드 (보증금) 10만원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사용료로 월 3만3000원을 내라는 것은 뭔지"라고 했다.
이 아파트는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 1단지다. 2007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60개 동(5076세대)으로 이뤄져 단일 단지로는 남동구에서 가장 크다.
지난 8일 1단지를 찾아 게시글 내용이 사실인지 살펴봤다.
우선 택배 기사가 마스터키를 쓰려면 보증금과 사용료를 내야 하는 점은 사실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현관 출입카드 관리규정'을 두고 마스터키를 발급하고 있다.
단 이 규정을 바탕으로 사용료 징수가 이뤄진 게 최근은 아니다. 규정은 2011년 만들어졌다.
15년 된 규정이 도마에 오른 계기는 최근 마무리 된 공동현관 공사 때문이다. 관리소에 따르면 공사 기간 임시 비밀번호로 아파트를 드나들던 택배 기사들이 공사가 마무리 되는 날 관리사무소 직원들 간 소통 오류로 "카드(마스터키)를 발급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 받았다.
이후 관리소 측 대응으로 택배 기사들은 전처럼 카드가 아닌 경비실 호출로 출입할 수 있게 조치됐다.
그러나 이 규정이 사문화된 것은 또 아니다. 현재 배달 업무로 아파트 마스터키를 발급 받은 사람은 40명. 이 중 19명은 우체부다. 관리소는 이들 업무는 공무이기에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그 외 21명은 사용료를 내고 있다. 쿠팡 택배 기사들을 포함해 우유나 신문 배달 등 주로 야간이나 새벽에 드나드는 사람들인데 야간 경비 호출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해 보면 이들 21명이 연간 내는 사용료는 831만6000원이다.
"여기가 9개 단지인데 (중략) 월 29만7000원을 내야하네요"라는 게시글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구월롯데힐스는 총 3개 단지다.
1단지 마스터키로 60개 동은 모두 출입이 가능하지만 2·3단지는 1단지와 별개로 관리 운영된다.
1단지 관리사무소장은 "우리 아파트 관리비가 한달에만 10억이다. 카드 사용료 받아서 돈 벌려고 할 필요가 없다"며 "(글을 올린) 택배 기사 입장도 이해 가지만 어디나 드나들 수 있는 마스터키를 그렇다고 막 내줄 수는 없어 규정이 있던 거다. 우리 입장에서는 마스터키를 아예 반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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