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따갑게 만드는 선크림… 무기자차로 바꾸면 달라져

8월 햇볕은 무심하다. 잠깐 외출만 해도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그늘 없는 도로 위에서는 자외선이 피부를 쉴 새 없이 공격한다. 선크림 없이는 외출이 망설여질 정도다. 하지만 선크림을 바른 얼굴에서 눈이 시큰거리거나 따갑다는 사람도 많다. 눈물이 줄줄 흐르고, 눈가가 뻑뻑해지는 경험도 잦다. 자외선은 막아야 하는데, 눈까지 아프니 난감하다.
피부를 보호하려다 눈이 아픈 이유는 선크림 안에 들어 있는 자외선 차단 성분 때문이다. 특히 눈 시림을 유발하는 건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다. 화학적 자차는 자외선을 흡수한 뒤, 열에너지로 바꿔 피부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이때 특정 성분이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에칠헥실 메톡시신나메이트, 옥시벤존(벤조페논-3), 아보벤존 등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분은 대부분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돼 있다. 보통 백탁 현상이 없는 선크림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선크림뿐 아니라 화장품 전반에서 쓰이는 나이아신아마이드(비타민 B), 레티놀(비타민 A), 페녹시에탄올(보존제),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계면활성제) 같은 성분도 눈에 직접 닿지 않아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눈가 피부는 얇고 예민하다. 점막과 각막에는 신경이 촘촘하게 분포돼 있어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반응한다. 선크림을 눈가에 바르지 않았더라도, 이마나 콧등에 바른 제품이 땀을 타고 내려오면 눈에 들어가 자극을 줄 수 있다. 특히 땀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피부보다 먼저 반응하는 '눈'

눈이 아픈 건 단순히 자극 성분 때문만은 아니다. 자외선 차단제가 눈을 건조하게 만들 수도 있다. 지난 8일 헬스조선 보도에 따르면, 극동대 보건과학대학원에서 진행한 실험이 이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시판 중인 자외선 차단제 5종을 이용해 눈물막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를 측정했다. 눈물막 파괴 시간은 안구건조증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실험 결과, 모든 제품에서 선크림을 바르기 전보다 바른 후 눈물막 파괴 속도가 빨라졌다. 참여자의 절반은 선크림을 바른 뒤, 눈이 따갑거나 아프다고 답했다. 눈이 뻑뻑해지고 충혈되는 증상을 겪은 사람도 있었다. 연구팀은 선크림 성분이 눈을 직접 자극하거나 눈물막 형성을 방해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선크림이 눈물막을 약화시키면 눈은 건조해지고 각막은 손상되기 쉽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자주 착용하거나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이런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렌즈나 건조한 환경에 익숙한 눈은 이미 예민한 상태라, 더 큰 자극이 될 수 있다.
눈이 시렵다면… 무기자차 선크림을 고려해야

눈이 시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크림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학 성분이 포함돼 있다면 사용을 중단하고,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무기자차)로 바꾸는 게 좋다. 무기자차는 자외선을 피부에서 반사시켜 차단한다.
무기자차는 자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눈 시림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민감성 피부용 선크림 대부분도 무기자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백탁 현상이 있어 바를 때 번들거리거나 피부 톤이 변해 보일 수 있다. 요즘은 제형이 개선된 무기자차 제품도 많아, 질감이나 발림성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성분표를 살펴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선크림 뒷면 전성분에 아보벤존, 옥시벤존 등이 있으면 화학자차, 징크옥사이드나 티타늄디옥사이드만 있다면 무기자차다. 화학성분과 물리성분이 섞인 혼합자차도 있는데, 이 경우도 눈이 민감하다면 피하는 게 낫다.
선크림을 바르는 방법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눈가 바로 근처까지 바르는 대신, 광대 위나 눈썹 아랫부분까지만 바르고 눈과 가까운 부위는 피하는 게 좋다. 바른 뒤 바로 외출하지 말고, 충분히 흡수된 후 외출해야 땀이나 눈물로 쉽게 흘러내리지 않는다.
세안도 중요하다. 외출 후 선크림을 지울 때는 눈가를 문지르지 말고, 클렌징 전용 제품으로 부드럽게 닦아야 자극을 줄일 수 있다. 세정력이 강한 제품을 사용하면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약산성 클렌저나 유화가 쉬운 클렌징 오일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은 8월 정오 무렵이 가장 강하다. 이 시간대 외출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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