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에서 3승 1무라는 깔끔한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 등 도박 스캔들 연루자 4명 없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들은 근신 해제 후 훈련에 복귀했지만, KBO 상벌위원회 징계와 경찰 소환조사 가능성이 남아있어 당분간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부터 이어진 새로운 전력 구성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롯데가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전준우 주장의 강력한 메시지

이런 분위기 변화의 중심에는 최고참이자 주장인 전준우(40세)가 있다.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그의 발언은 팀 내부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준우는 후배들을 모아놓고 "그렇게 하면 발전이 아예 없어"라며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자리 하나 딱 차지하려는 선수 한 명도 없다고. 밑에서 후배들이 치고 올라와 줘야 팀이 강해지는 거라고. 제대로 하자"라며 팀의 경쟁 문화를 강조했다. 40세 베테랑이 직접 나서서 팀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전준우는 자신이 왜 이렇게 강하게 말했는지도 설명했다. 예전에는 솔선수범으로 후배들이 따라오길 기대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말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도박 스캔들을 계기로 선수들의 단합력과 프로 의식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베테랑들의 적극적인 리더십

김민성(38세) 역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소 잔소리를 잘 하지 않던 그가 이번 캠프부터는 적극적으로 후배들을 챙기고 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잔소리를 많이 했다"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각종 사건사고로 팀을 떠나야 했던 선수들이 많았다. 중고참급 선수들의 부재로 선수단 기강이 해이해지고 팀 문화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참인 전준우가 직접 나서서 팀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부상자 속출에도 새로운 희망

롯데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마무리 김원중과 필승조 최준용이 연달아 부상을 당했다. 김원중은 교통사고로, 최준용은 웨이트 트레이닝 중 늑골 부상을 입었다. 시범경기에서는 한동희마저 내복사근 미세손상으로 이탈하며 주전급 내야수 3명이 동시에 빠지는 악재가 겹쳤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롯데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외야수 준비를 하던 손호영이 다시 내야로 돌아와 3루수 자리를 굳히고 있다. 14일 사직 LG전에서 결승포를 터뜨리며 시범경기 타율 3할 3푼 3리를 기록하고 있다.
고승민을 대신해 주전 2루수로 떠오른 한태양도 14일 LG전에서 투런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호준 역시 15일 LG전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투수진에서도 새로운 얼굴들

투수진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올해 대졸 신인 박정민이 연일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필승조 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비로소 가능성을 보여준 윤성빈도 150킬로미터대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뿌리며 필승조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새로운 전력들의 분전 덕분에 롯데는 KT, LG를 상대로 한 시범경기 4경기에서 3승 1무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시범경기에 강한 롯데지만, 여러 악재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도박 스캔들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오히려 팀 결속의 계기로 만들려는 롯데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전준우와 김민성 같은 베테랑들의 리더십 아래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가 올 시즌 롯데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