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철수, 한국은 확장…수소차 전략 갈라진 글로벌 완성차

스텔란티스가 수소차 개발 중단을 선언하며 유럽 완성차 업계가 전략을 급선회했다. 반면 현대차는 수소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상반된 길을 택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수소차 전략이 갈림길에 섰다.2025년 7월, 스텔란티스는 상용차 중심의 수소 연료전지차(FCEV)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향후 수소차 시장 전체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텔란티스는 수년간 시트로엥, 오펠, 피아트, 푸조 등의 브랜드를 통해 총 8종의 수소 상용차를 개발해왔다. 프랑스 오르댕과 폴란드 글리비체 공장에서 중형·대형 밴을 생산할 예정이었으며, ‘Pro One’ 라인업이 그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해당 양산 계획은 모두 철회됐다.스텔란티스 측은 충전 인프라의 부재, 정부 보조금 부족, 기술 대비 낮은 수요 등을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수소 시장은 여전히 틈새이고,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업 중단이 아니다.자동차 산업 내에서 수소 연료전지 기술의 현실적 한계를 공식화한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 완성도보다 인프라·시장성·정책이 핵심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된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해당 공장의 고용은 유지하되, 연구개발 인력을 다른 프로젝트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이는 수소 프로젝트를 단기적 ‘리스크 사업’으로 분류한 결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현대차는 정반대의 길을 택하고 있다.최근 넥쏘 후속 모델 개발을 공식화하고, 수소 대형 트럭 ‘엑시언트’ 양산 체계를 확대하는 등 중장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를 단순한 승용 모델이 아닌 상용·물류 중심의 미래 에너지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다.

수소차 기술 자체는 이미 상용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많다.도요타는 3세대 연료전지 기술과 수소 내연기관을 동시에 개발 중이며, BMW와 공동으로 수소 SUV 양산을 추진 중이다. 혼다는 GM과 합작한 연료전지 생산 법인을 통해 내구성과 생산 효율을 높인 2세대 모듈을 개발 중이다.

문제는 인프라다.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수소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미국·유럽·아시아 모두 충전 인프라 확대가 더딘 상황이며, 민간 투자 유입도 활발하지 않다. 제조사들은 충전소 부재가 수요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폭스바겐의 전 CEO는 “승용차 시장에서 수소차는 비현실적”이라 언급했고, 르노 또한 수소차 콘셉트만 공개했을 뿐 양산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제조사들의 태도에서 수소차가 아직 '주류 시장 진입'을 하지 못했음을 엿볼 수 있다.

현대차가 수소 기술을 고수하는 이유는 단기 수익보다는 미래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있다.배터리 전기차(BEV) 외에도 수소차를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탈탄소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유럽과 일본, 북미에서 수소 물류망이 확대될 경우 현대차의 선제적 투자는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스텔란티스는 수소를 중단하며 전기차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이는 제조사별 전략이 기술 자체보다 시장성과 인프라 구축 속도에 따라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소차의 미래는 더 이상 기술 문제만이 아니다.결국 ‘누가 먼저, 어디서 충전소를 제대로 깔 수 있느냐’에 따라 이 기술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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