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풍과 유비무환[뉴스와 시각]

정세영 기자 2025. 3. 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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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구인들은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개막전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조금이라도 끈이 닿는 관계자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와 감독 등 코칭스태프, 한국야구위원회(KBO)·구단 관계자는 물론이고 야구 기자들에게까지 '표를 구해 달라'는 요구가 연일 쇄도한다.

2000년대 초반 침체기처럼 팬들이 다시 프로야구에 등을 돌리는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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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체육부 차장

최근 야구인들은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개막전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조금이라도 끈이 닿는 관계자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와 감독 등 코칭스태프, 한국야구위원회(KBO)·구단 관계자는 물론이고 야구 기자들에게까지 ‘표를 구해 달라’는 요구가 연일 쇄도한다.

이처럼 정규리그가 개막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지난 8일 시작돼 18일 막을 내린 시범경기에는 총 42경기에 총 32만1763명, 평균 7661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종전 기록인 7470명(2012년)을 넘어선 역대 최고 수치다. 올해는 전국구 인기구단인 한화가 2만 석 규모의 대전한화생명볼파크를 사용하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피치클록 등이 도입돼 2년 연속 1000만 관중 달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프로야구는 위기였다. 그간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했다. 병역 비리, 승부조작, 불법 약물 투약, 음주운전 등 그동안 갖가지 범죄로 얼룩져 왔던 게 사실이었다. 그럴 때마다 리그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그러나 지난해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중계권 계약, 로봇심판(ABS·자동볼판정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특히, 공정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정서에 ABS 도입 결정은 ‘신의 한 수’로 평가됐다. 이제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관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종합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장은 가성비 좋은 공간이자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가 겸비된 공간이다. 또, 젊은 여성 야구팬이 크게 늘면서 각종 굿즈(관련 상품) 등 상품 매출이 증가해 1500억 원을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지금 당장은 프로야구의 아성이 흔들림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인기가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다. 2000년대 초반 침체기처럼 팬들이 다시 프로야구에 등을 돌리는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야구계 안팎에서도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허구연 KBO 총재도 지난해 12월 한 시상식에서 “1000만 관중에 도취하는 순간에 다시 900만, 800만 관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야구계가 모두 힘을 합쳐 앞으로 계속해서 1000만 관중 그 이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가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려면, 야구단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더 찾아야 한다. 단지 인증샷을 찍고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던 관중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아야 1000만 관중 시대가 이어질 수 있다. 악성 사건·사고는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다. 음주운전 사고, 사생활 문제 등 선수들의 일탈 행위는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높아진 인기만큼의 프로 의식을 가져야 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 지는 날이 있듯이 프로야구계도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유비무환 자세가 중요한 때다.

정세영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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