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솔루션 전문기업 엔텔스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를 대폭 확대하면서 별도기준 실적이 흑자전환했다. 에치에프알(HFR)에 인수된 지 5년이 지난 가운데 주력사업 호조와 경영효율화가 맞물리면서 그동안의 부진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
별도기준 흑자전환…성장엔진 재가동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엔텔스의 연결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479억원, 영업손실 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7% 늘었고, 적자 폭은 92.4% 축소됐다.
별도기준 실적으로 보면 개선 흐름은 더 뚜렷해진다. 매출은 458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도 각각 17억원, 21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사업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과 경영효율화로 손익구조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엔텔스 관계자는 “주요 추진 사업과 신규 사업에서 매출이 성장했다”며 “또 원가 등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효율화에 노력하면서 흑자전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엔텔스는 지난 2000년 SK텔레콤(SKT)의 사내벤처로 설립된 통신 서비스 솔루션 개발·공급 업체다. 통신 서비스 가입, 사용분에 대한 과금·정산, 서비스 품질관리, 관련 장비 공급 등이 주요 사업다. 최근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 필요한 스마트트래픽 관리부터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빅데이터 솔루션 개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SKT를 주요 고객사로 둔 덕에 사업 초기부터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주로 SKT에 2G 전화요금 과금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식이었으며, 이후 3G→4G→5G에 이르는 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SKT의 통합운영 지원 솔루션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2007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사내벤처 동기' HFR과 시너지 전략 통하나
엔텔스는 상장 이후에도 큰 어려움 없이 매년 흑자를 유지했다. SKT와 KT,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관계를 맺은 덕분에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이 원활했다. 또 휴렉팩커드(HP), 시스코, 노키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를 확보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20년간 회사를 운영해온 창업주 심재희 전 대표가 SKT의 또 다른 사내벤처인 HFR에 경영권을 매각하면서다. HFR은 통신용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당시 인수작업을 이끌었던 최영래 HFR CN사업부문장이 엔텔스 신임 대표에 올랐다. HFR의 최대주주인 정종민 대표도 사내인사로 선임됐다.
지배구조가 바뀐 직후에는 실적이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567억원에서 2021년 575억원으로 늘었으나, SKT의 5G 투자 지연에 따라 2022년 536억원, 2023년 449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외부 자재 매입 단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2020년 43억원의 영업이익에서 2023년 32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74억원에서 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흑자경영에 진입하며 업계의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G 인프라 기술개발 과제 수주, 하반기 엔마스 데이터코어 v2 1 GS인증 1등급 획득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향후 실적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대주주 HFR과의 사업적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엔텔스 관계자는 “하드웨어(HW) 전문회사인 HFR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며 “내부정보를 공유해 사업적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