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이 만들고 어머니가 품어… 국내 첫 시험관 아기 탄생[오늘의역사]

최진원 기자 2024. 10. 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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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0월12일 국내 역사상 최초로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12일 오전 5시10분 국내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천희, 천의 남매가 태어났다.

시험관 아기 시술이 최초로 시작된 시기는 20세기 말부터다.

영국은 1978년 7월25일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즈 브라운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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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한국 최초 시험관 아기 출산 성공
1985년 10월12일 국내 최초로 시험관 아기가 탄생했다. 사진은 1985년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천희씨와 천의씨 남매가 태어난 모습. /사진=YTN 유튜브 캡처
1985년 10월12일 국내 역사상 최초로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12일 오전 5시10분 국내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천희, 천의 남매가 태어났다.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두 남매는 제왕절개수술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출생 당시 각각 2.63㎏과 2.56㎏으로 태어난 남매는 부모와 연구팀의 노력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은 전 세계에서 18번째로 시험관 아기 출산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39전 40기의 도전'… 난임 부부에게 찾아온 희망의 시작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40차례의 시도 끝에 시험관 아기 시술에 성공했다. 사진은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병원으로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스1
결혼 3년 차를 맞이한 천근엽-서정숙 부부에게는 아이가 찾아오지 않았다. 고민에 빠진 부부는 1985년 2월11일 서울대학교 병원을 방문해 시험관 아기를 결심했다. 국내에선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시술에 도전한 것이다.

해당 시술은 당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장윤석 교수와 연구팀이 맡았다. 장 교수는 1983년 서울대병원 시험관아기 전문센터를 세운 후 난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험관 아기 연구를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앞서 시술한 39번의 시험관 수술에서 모두 임신에 실패했다. 하지만 서씨가 임신에 성공하면서 40번만에 시험관 아기 시술의 성공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들 남매는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속에 건강하게 자라났고 2005년 성인이 됐다.

성인이 된 두 남매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저희를 세상에 나오게 해주신 부모님과 의사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초등학교 때 처음 우리가 시험관 아기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몰랐다"며 "나이가 더 들면서 태어나는 과정이 남다르게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시험관 아기의 역사… 윤리와 실리 사이


시험관 아기 시술은 종교적·윤리적으로 논란이 됐지만 난임 부부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시험관 아기 시술이 최초로 시작된 시기는 20세기 말부터다. 영국은 1978년 7월25일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즈 브라운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당시 루이즈의 가족은 아이가 죽거나 크게 아플 것이라는 저주에 가까운 협박 편지를 받아야 했다.

난임부부에 희망이기도 한 시험관 아기 시술은 도입 초기부터 수많은 윤리 문제에 직면했다. 당시 관점에서 시험관 아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서구 사회의 경우 주류 종교인 가톨릭교회가 체외수정을 통해 인간이 탄생하는 행위 자체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험관 아기 시술이 인간의 생명을 통제와 조작이 가능한 단순한 사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또 인공수정을 위해 만들어진 배아와 관련해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착상 전 다수의 배아를 생성하고 유전적으로 정상이라고 판단된 배아만을 자궁에 이식한다. 이 과정에서 착상돼 영아로 자라난 배아를 제외한 나머지 배아는 모두 폐기되거나 연구에 이용된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 제기에도 전 세계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는 부부들은 매년 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시술의 성공률과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고 난임 문제를 가장 확실하게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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