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전기차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했던 리프(LEAF)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 돌아왔다. 17일 공개된 2026년형 닛산 리프 3세대는 그동안 지적받아온 짧은 주행거리와 밋밋한 디자인을 대폭 개선해 테슬라 등 후발주자들에게 밀린 전기차 시장에서 재기를 노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행거리다. 기존 모델이 300㎞ 남짓한 주행거리로 장거리 여행에 제약이 많았다면, 신형 리프는 WLTP 기준 최대 604㎞까지 달릴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전기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닛산은 52kWh와 75kWh 두 가지 배터리 팩을 준비했다. 기본형은 174마력에 436㎞를 달리고, 상위형은 214마력으로 성능을 높이면서 주행거리를 604㎞까지 늘렸다. 배터리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냉각 시스템과 지능형 열관리 기술도 새로 적용했다.

흥미로운 점은 V2G(Vehicle-to-Grid) 기술을 유럽 시장에 처음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차량에 저장된 전력을 다시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는 기술로,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발전소' 역할까지 할 수 있게 한다. 태양광 발전과 연계하면 낮에 충전한 전력을 밤에 집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자인도 완전히 바뀌었다. 기존의 둥글둥글한 해치백 형태에서 벗어나 세련된 패스트백 스타일로 변신했다. 공기저항계수도 0.25로 낮춰 테슬라와 비슷한 수준의 공기역학 성능을 확보했다. 19인치 대형 휠과 매끄러운 도어 핸들, 후면의 3D 조명 등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는 12.3인치 또는 14.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콕핏을 구성했다.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파노라마 루프와 64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조명,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도 탑재했다.


충전 속도도 개선됐다. DC 고속충전 시 최대 150kW를 지원해 10~80% 충전에 35분 정도 걸린다. 테슬라의 북미 충전 표준(NACS)와 유럽의 CCS 표준을 모두 지원하는 버전도 준비 중이다.



예상 출시가는 3만6,000~4만 유로(약 5,700만~6,300만원) 수준으로, 폭스바겐 ID.3나 르노 메간 E-Tech 등 경쟁 모델과 비슷하다.

전기차 시장 초창기 선두주자였던 닛산이 리프를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V2G 기술과 600㎞ 주행거리는 기존 전기차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슬라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실제 출시 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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