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뭐하시노” “대통령인데예”… 美대표팀 선수, 누구길래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서아프리카 연안의 작은 나라 라이베리아의 조지 웨아(56) 대통령에게 붙는 여러 수식어 중 하나다. 웨아 대통령은 1990년대 AC밀란(이탈리아)·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스트라이커다. 1995년 발롱도르 영예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안았고 지금까지도 아프리카 축구 사상 최고 선수로 불리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3년 은퇴할 때까지 그의 조국 라이베리아가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웨일스의 2022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는 ‘WEAH(웨아)’ 이름이 선명한 유니폼이 경기장을 누볐다. 웨아 대통령의 둘째 아들 티머시 웨아(22)가 주인공. 이 경기의 첫 골도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미국 대표팀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웨아는 전반 36분 상대 수비를 파고든 뒤 동료 크리스천 풀리식이 내준 패스를 오른발 땅볼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후반 37분 웨일스의 개러스 베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직접 성공시키면서 1대1 동점으로 끝났다.
티머시 웨아는 200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아버지와 함께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을 보고 나서부터 월드컵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지금은 프랑스 리그앙 LOSC 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미국, 아버지의 국적인 라이베리아와 프랑스, 어머니의 모국 자메이카 등 4개 국적을 갖고 있는데, 그중 미국 대표팀을 택했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린 티머시 웨아는 아버지의 오랜 염원을 대신 풀었다. 아버지 조지 웨아 대통령은 FIFA 국빈 전용 객석에서 아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티머시 웨아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건 평생 꿈이었다”며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꿈을 이뤄 정말 기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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