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Ⅱ, 실전 하늘을 가르다” … UAE에 요격탄 30발 ‘긴급 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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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미사일이 중동 하늘을 위협하는 가운데, 한국산 지대공 미사일이 실전의 최전선에 투입됐다.

한국 정부가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M-SAM2) 요격 미사일 30여 발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조기 인도한 것이다.

단순한 수출 이야기가 아니다. 분쟁이 진행 중인 전장에 실시간으로 무기가 공급된 사례로, 한국 방산 역사에 남을 장면이 연출됐다.

UAE의 저명한 정치학 교수이자 대통령 비공식 고문인 압둘칼렉 압둘라는 3월 9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 침략에 맞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천궁-Ⅱ 요격 미사일 30발을 신속히 보내준 한국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C-17 수송기를 이용해 두 번에 걸쳐 신속하게 요격 미사일을 수송해 줬다”며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3월 8일 밤, UAE 공군 소속 C-17 대형 수송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했다. 조기 수송 요청에 따른 긴급 임무였다. 유도탄은 UAE 도착 즉시 이란과의 미사일 교전에 투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전이 증명한 96% 요격률

UAE, 한국 정부에 ‘천궁-Ⅱ’ 요격미사일 조기 공급 요청 | 연합뉴스 / 연합뉴스

UAE는 2022년 1월 약 35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된 10개 포대 중 현재 2개 포대가 현지에 실전 배치된 상태다.

이 2개 포대는 최근 미국·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발 대규모 걸프국 보복 공습에서 약 96%의 요격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전 통계가 쌓일수록 천궁-Ⅱ는 단순 ‘수출 무기’가 아닌 ‘실전 검증된 체계’로 격상되고 있다.

천궁-Ⅱ 1개 포대는 발사대 4기와 레이더, 교전통제소로 구성된다. 요격 고도는 15㎞ 이상이고 유효사거리는 약 20㎞다. 360도 전 방향으로 다수 표적을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다층 방공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포대당 최대 32기의 유도탄을 탑재한다.

공급 협상의 이면…’납기 전쟁’

UAE의 조기 인도 요청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UAE는 한국 정부에 천궁-Ⅱ 포대 전체를 계약서상 날짜보다 앞당겨 공급해 줄 것을 먼저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다른 계약 국가에 이미 확정된 공급 물량이 있고, 군사 충돌이 격화한 지역으로의 장비 이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천궁-Ⅱ, 중동사태 UAE서 첫 실전 투입 = 뉴스1

협상 끝에 UAE가 절충안을 제시했다. 포대 전체가 어렵다면 소진되고 있는 요격탄만이라도 납기보다 빠르게 공급해 달라는 재요청이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해 30여 발의 유도탄 조기 인도를 결정했다. 유도탄 1발당 가격은 약 15억 원으로, 미국 패트리엇 PAC-3 MSE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은 수출 시장에서 천궁-Ⅱ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중동을 흔드는 한국 방산…추가 수요 폭발

천궁-Ⅱ의 실전 효과는 중동 방산 시장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4조 2000억 원, 이라크는 약 3조 7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도입 계약을 각각 체결한 상태다.

포대당 수출 가격은 약 4000억 원 이상이다. 제조사인 LIG넥스원의 중동 지역 수주잔고는 약 10조 2000억 원에 달하며, 카타르·바레인 등 추가 국가들의 도입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패트리엇 연간 생산 능력이 약 600발 수준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천궁-Ⅱ는 공급 공백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실전 검증,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기라는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체계는 현재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많지 않다.

한국산 중거리 방공체계가 중동의 실전 하늘에서 그 값어치를 증명하고 있다. 96%의 요격률과 이틀 만의 긴급 수송은 단순한 수출 성과를 넘어,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방산 파트너임을 국제 무대에서 각인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