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패싱' 논란 1도 신경 안쓴 배우의 해맑은 근황
최근 진행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이 각각 남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는 과정에서 아시안 시상자들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먼저 로다주. 당시 시상 영상을 보면 오스카 트로피를 안은 로다주는 무대에 올라 전년도 수상자인 배우 키 호이 콴이 건네는 트로피를 눈 맞춤이나 인사 없이 가져갔다. 이에 키 호이 콴이 살짝 주춤하지만, 로다주는 그에게 여전히 시선을 주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과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로다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수상의 기쁨을 해맑게 만끽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엠마 스톤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화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은 무대에 올라 시상자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전년도 수상자인 양자경과는 인사를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아시안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양자경이 나서 이를 무마하는 듯한 글로 엠마 스톤을 두둔했지만,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로다주와 엠마 스톤 모두 차기작이 한국과 관련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오스카 주역' 엠마 스톤부터 로다주까지, 차기작 살펴보니...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아카데미 시상식이 막을 내린 가운데, 영광의 주인공들이 선보일 다음 작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6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개최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7관왕으로 독무대를 펼쳤다.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2008년) '인셉션'(2010년) '인터스텔라'(2014년) '덩케르크'(2017년)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영화를 선보이면서도 유독 오스카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올해는 7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쉬움을 설욕했다.
'오펜하이머'의 주인공 킬리언 머피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된 비밀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역을 통해 천재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려내 데뷔 후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펜하이머' 팀은 올해 '첫 수상'이 많았다. 극중 오펜하이머와 반목하는 인물인 루이스 스트로스 제독 역을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남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역시 '첫 오스카' 트로피였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의 또 주인공은 '가여운 것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호흡을 맞춘 영화에서 엠마 스톤은 여자 프랑켄슈타인, 벨라 백스터 역할을 소화해 2017년 '라라랜드'에 이어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 영광의 주역들, 차기작은? 로다주와 엠마 스톤은 한국과 인연
영광의 주역들이 내놓을 차기작에도 눈길이 쏠린다. 특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엠마 스톤은 한국 감독 및 영화와 관련한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을 쓴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에 출연해 4월 공개를 앞두고 있다.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조자'는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7부작 시리즈다. 이중 첩자로 살아가다 베트남이 공산화된 이후 미국에 정착한 인물의 삶을 그린다. 제작 단계부터 박찬욱 감독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동조자'에서 하원의원, CIA 요원, 영화감독 등 1인 5역을 소화했다. 최근 HBO가 공개한 영상 속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같은 인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소화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수잔 다우니와 함께 '동조자'의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특히 한 회 출연료가 200만달러(한화 28억원)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는 미국 TV 시리즈 최고 출연료를 경신한 기록이기도 하다.
엠마 스톤은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지구를 지켜라!(2003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의 주인공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연출은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맡는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엠마 스톤은 이번 '가여운 것들'은 물론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로도 호흡을 맞추면서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해온 파트너인 만큼 '지구를 지켜라!'로도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을 모은다.
'지구를 지켜라!'는 화학품 회사의 사장(백윤식)을 외계인이라고 믿는 주인공 병구(신하균)가 그를 납치해 고문하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 개봉 당시 10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기발한 상상력과 허를 찌르는 결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를 얻으며 '비운의 걸작'이라고도 불린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은 올해 여름부터 촬영에 돌입한다.
엠마 스톤은 '지구를 지켜라!' 출연 가능성 외에도 여러 작품을 쉼 없이 내놓는다. 올해 공개 예정인 영화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도 있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작품 역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으로,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로 알려졌다.
2025년에는 '크루엘라'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된다. 월트 디즈니의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속 크루엘라 드 빌의 젊은 시절을 다룬 작품으로, 디즈니가 빌런을 메인으로 내세운 실사영화다. 2021년 개봉한 1편은 월드 와이드 2억3327만달러(한화 3061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킬리언 머피는 또 함께할까?
킬리언 머피의 차기작은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경쟁 부문 초청작인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 밀런츠 감독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아일랜드와 벨기에의 작품으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신부가 지역 수녀원이 간직한 충격적인 비밀과 진실을 밝혀내는 내용이다.
킬리언 머피는 영화의 원작인 동명 소설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아 영화화를 직접 추진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작품에 임했다. 영화에서는 수녀원의 진실을 쫓는 신부 빌 퍼롱 역할을 맡아, 오스카 첫 남우주연상을 안긴 '오펜하이머'와는 또 다른 인물을 소화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킬리언 머피의 재회 여부도 관심을 끈다.
그동안 놀란 감독이 연출한 장편영화는 '오펜하이머'를 포함해 총 12편이다. 그중 킬리언 머피와 무려 6편을 함께했다. 이제 킬리언 머피는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로도 불린다.
무엇보다 '오펜하이머'는 놀란 감독이 킬리언 머피를 주연으로 내세운 첫 번째 작품으로, 두 사람은 연출과 타이틀롤 주연으로 만난 첫 작품에서 흥행 성공은 물론 작품성도 인정받으면서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다. 덕분에 두 사람이 차기작에서도 함께할지 관심이 모인다.
다수의 외신은 놀란 감독의 차기작이 어떤 작품이 될지 과거 그가 했던 말을 빌려 추측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놀란 감독과 킬리언 머피의 재회 여부도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킬리언 머피는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 직후 단상에 올라 "(연기생활)20년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였다"고 '오펜하이머'를 평했고, 놀란 감독 역시 감독상 수상 이후 킬리언 머피를 향해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표한 만큼 단단한 신뢰 속에 차기작을 함께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