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 플랫폼 사람인 운영사 '사람인에이치알(HR)'이 채용 시장 불황과 경쟁 심화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람인HR은 올해 상반기 매출 763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9.1%, 40.5% 증가한 수치다.
사람인HR은 지난 12일 반기보고서를 공시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다. 원티드랩,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 경쟁자들의 등장에도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상반기 호실적은 '매칭플랫폼' 사업 부문이 이끌었다. 사람인HR은 사업 부문을 3가지(매칭플랫폼·채용컨설팅·아웃소싱)로 구분한다. 매칭플랫폼 사업 부문은 사람인 사이트 자체를 의미한다.
사람인HR은 사람인 사이트에 정보를 제공한다. 구직자와 기업이 서로 원하는 채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은 채용 공고를 게재하고 수수료를 지급한다. 필요에 따라 광고도 집행한다. 매칭플랫폼 사업 부문 수익 창출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칭플랫폼 매출 비중은 전체 66.5% 수준이다. 매칭플랫폼 실적이 사람인HR 실적을 결정하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칭플랫폼 매출은 507억원, 영업이익은 25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49.8%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39.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상승했다.
채용 시장 경쟁 구도 심화에도 핵심 사업 이익률이 개선된 셈이다. 김용환 사람인HR 대표는 "경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빅데이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HR 트렌드를 선도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사용자 만족도를 제고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활용법① 알고리즘 개선
사람인은 올해 1분기 기준 1400만명의 개인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플랫폼 업체에게 데이터는 핵심 자산으로 불린다. 시장 수요에 맞는 서비스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인도 보유 데이터를 검색 알고리즘 개선, 신사업 추진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사람인HR은 2014년 매칭기술연구소 사람인 LAB을 설립,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주목했다. 본격적으로 의지를 드러낸 건 2018년이다. 사람인 검색 알고리즘이 바뀐 시기다.
사람인 검색 알고리즘은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구직자가 단어를 검색하면 일치하는 기업명·공고제목만 안내됐다. 사람인은 2018년 이를 사용자 개인화 기반 알고리즘으로 대체했다. 구직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속성에 맞는 검색 결과고 노출되도록 변경했다. 맞춤형 검색으로 진화한 셈이다.
검색 알고리즘 개선 노력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나온다. 사람인 LAB은 '퀴디치-통합검색 고도화' 제목의 개발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검색 로직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서비스다.

지난 5월 사람인이 공개한 '테크스토리'를 보면 어떤 서비스인지 알 수 있다. 김정길 사람인 LAB 실장은 "검색은 로직에 의해 비슷한 결과만 제공한다. 로직 다변화를 통해 기업중심, 공고중심, 인기도중심, 속성줌심에 특화된 다양한 결과를 구직자에게 제공해 구직자가 더 다양하고 개인화된 공고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내부 프로젝트 명이 퀴디치 알고리즘이다. 마법 같은 검색 기술을 구현하는 게 사람인 LAB 목표"라고 덧붙였다. 퀴디치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상 스포츠다.
빅데이터 활용법② 신사업 추진
최근 사람인HR은 빠르게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매칭플랫폼 사업 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신사업도 데이터가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인재Pool(인재풀)'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2020년 출시됐다. 기업이 인재풀에 등록된 지원자에게 직접 입사 제의를 할 수 있는 채용 서비스다. 직무별 직종, 지역, 경력 등 원하는 조건을 지정하면 AI가 사람인에 등록된 1억여건의 이력서를 분석,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람인HR에 따르면 인재풀 서비스 이용 기업은 5분기 연속 평균 11.2%씩 늘고 있다. 사람인HR 측은 "수시 채용 수요 증가로 인재풀 활용 기업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 많아졌고, 빠른 채용과 편의를 고려해 인재풀 서비스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사람인HR은 인재풀 외에도 IT개발자 채용 특화 서비스 '점핏', 기업이 합격자 연봉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합격ㅋㅋ' 등을 출시했다. 사람인HR은 사업보고서에서 수요가 급증해 내놓은 서비스라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에서 "후불형 서비스인 ‘점핏’ ‘합격ㅋㅋ’ ‘스피드매칭’의 매출 규모는 크지 않으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유의미한 수익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