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리, 2025년형 ‘티구 9 패밀리’ 공개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 체리(Chery)가 2025년형 중형 SUV 라인업인 ‘티구 9 패밀리’를 공식 공개했다. 이번 신형 라인업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개선한 티구 9, 스포티한 비율로 재설계된 티구 9X,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티구 9 C-DM으로 구성된다.
체리는 내연기관과 전동화 모델을 동시에 전개해 SUV 시장 내 점유율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은 전기와 연료의 복합 주행거리가 1,400km를 넘긴다고 발표하며, 업계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싼타페급 크기, 한 단계 높은 완성도
티구 9은 체리의 중형 SUV 라인업 중 핵심 모델로, 외형보다는 내실을 강화했다. 2.0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92kW(약 261마력), 최대토크 400Nm를 발휘하며, 7단 듀얼클러치 또는 8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전장 4,820mm, 휠베이스 2,820mm로 현대차 싼타페와 거의 동일한 체급이지만, 실내는 보다 고급스럽게 구성됐다. 24.6인치 듀얼 스크린,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 그리고 최대 7인승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야오샹(Yaoxiang) 에디션’은 전자제어 서스펜션, 12스피커 오디오, 나파 가죽 시트 등으로 차별화를 이뤘으며, 가격은 약 2만 1,500달러(한화 약 3천만 원 초반) 수준으로 책정됐다. 동일한 크기의 SUV 중에서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티구 9X’, 날렵한 디자인으로 세분화
새로운 티구 9X는 기본 모델보다 휠베이스를 50mm 줄여 더 다이내믹한 비율을 강조했다. 전면부에는 입체적인 크롬 그릴과 슬림한 LED 라이트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했고, 후면부에는 전폭을 넓게 보이게 하는 수평형 테일램프가 들어갔다. 실내는 기존 모델보다 간결한 디자인의 대시보드를 채택했으며, 인공지능(AI) 음성비서와 14스피커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 디지털 감각을 높였다.
엔진은 2.0리터 터보(최고출력 187kW)와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전륜구동을 기본으로 하고 사륜구동(AWD) 옵션도 제공된다. 가격은 약 2만 700달러(한화 약 2,900만 원대)부터 시작해, 티구 9보다 소폭 낮은 포지션을 차지한다.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티구 9 C-DM’
이번 라인업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티구 9 C-DM이다. 1.5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총 280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하며, 19.43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기모드만으로 106km를 주행할 수 있고, 주유와 충전을 모두 채웠을 때 최대 1,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동급 SUV 하이브리드 중에서도 최상위 수준의 효율로, 장거리 주행이 잦은 운전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치다. 충전은 고속 충전기로 약 30분 만에 80%까지 가능하며, 주유 한 번으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구조는 ‘전기차 충전 불편’을 완화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선 ‘전략형 SUV’
체리는 이번 티구 9 시리즈를 통해 “가성비 중심의 SUV” 이미지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차량 내 마감 소재나 디지털 인터페이스, 승차감 등은 이전 세대 모델보다 현저히 개선됐다. 중국 내 판매가는 티구 9X 약 2,900만 원대, 티구 9 약 3,100만 원대, 티구 9 C-DM 약 3,500만 원대로, 경쟁 모델 대비 20~30% 저렴하다.
특히 C-DM 모델은 유럽 수출도 염두에 둔 글로벌 버전으로, 주행거리와 배출가스 기준 모두 유럽 WLTP 규격을 충족한다고 체리 측은 밝혔다. 이러한 점에서 싼타페, 쏘렌토, RAV4 하이브리드와의 비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관심
현재 체리는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지만, 최근 유럽·중동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미 일부 모델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미 시장에 진출했으며, 향후 동남아 및 한국 시장 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면, 3천만 원대의 가격에 1,400km 주행이 가능한 SUV라는 점에서 기존 중형 SUV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싼타페나 쏘렌토의 주행거리가 약 800~900km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티구 9 C-DM의 수치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체리의 기술력이 실제 주행 환경에서도 입증된다면,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체리는 이미 ‘티구 8’, ‘이코스’ 등의 전동화 SUV로 중남미와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번 티구 9 패밀리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결국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가격보다 ‘실주행 효율과 품질 신뢰도’가 될 것이며, 향후 체리가 얼마나 빠르게 품질 신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