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 트라우마” VS “과도한 우려”…붉은악마 광화문 응원 불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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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첫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붉은악마'의 거리응원전이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붉은악마 측이 오는 24일 광화문에서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 거리응원을 벌이기 위해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이 전날 심의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두번째 열리는 심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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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박나영 기자)
카타르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첫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붉은악마'의 거리응원전이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승인 절차가 보다 까다로워진 데다, 참사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또다른 안전사고가 일어날까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다. 관할 지자체가 광화문 거리응원을 최종 허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청과 종로소방서, 종로경찰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 등 총 19명으로 구성된 종로구 심의위원회(심의위)는 이날 오후 1시 광화문에서 열리는 붉은악마의 거리응원 안전관리계획에 대한 재심의를 시작했다. 붉은악마 측이 오는 24일 광화문에서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 거리응원을 벌이기 위해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이 전날 심의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두번째 열리는 심의다. 붉은악마는 앞서 승인이 거부된 안전관리계획을 보완해 다시 제출했다.
심의위는 전날 붉은악마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이 미흡하다며 '판단 보류' 결정했다. 붉은악마가 제시한 안전인력 60명보다 인력이 2~3배는 더 필요하고, 구급차 통로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운집 인원이 1만 명을 넘어갈 경우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축제나 행사는 관할 구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당초 전날 종로구 심의가 통과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이날 오후 열릴 계획이었던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자문단 회의도 미뤄지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구에서 1시에 재심의가 열리는데, 빨리 끝날 경우 오늘(22일) 오후에라도 심의할 수 있다. 재심의가 늦게 끝날 경우 내일(23일) 하게 될 것"이라면서 "붉은악마 측이 기다리고 있으니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로구가 보안 요건을 충분히 심의했다면, 서울시 심의도 통과할 것"이라면서 "응원전이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서울시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 거리응원은 당초 대한축구협회가 수개월 전부터 서울시와 소통하며 주도적으로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자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뜻을 접었다. 이렇게 무산되는 듯 했던 거리응원은 붉은악마가 조심스레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재점화됐다. 붉은악마는 "큰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이후 진행한 수차례 회의를 통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진정한 위로와 추모를 하는 것이 더 옳은 길이라고 다시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군중이 밀집하는 축제나 행사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붉은악마의 거리응원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죽은 지 한달도 안됐는데 또 몰려서 혹시나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은가" "모이지 말자. 사람들 모이는 것만 봐도 무섭다" "주최자 있으니 컨트롤 제대로 되겠네?" 등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와 우려를 호소하는 글들이 많다. 반면 "이태원 참사로 경각심 생겼으니 월드컵 거리응원은 질서정연하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구의 신천지 모임은 허가해주면서 월드컵 응원은 왜 안된다는거지?" "언제까지 추모해야하나? 일상으로 돌아가자" 등 다른 의견들도 있다.
거리응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는데, 응원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있다고 해서 서울시가 거리응원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최대한 안전에 우려가 없게끔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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