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또 발목”…호텔신라, 3분기 적자전환
면세점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현실화됐다. 최근 면세업계는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과 보따리상(따이궁)의 소비 부진으로 실적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호텔신라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0.4% 증가한 1조1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3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면세 부문 매출은 8448억원으로 0.1% 감소했다. 국내 시내 면세점 매출은 8.2% 늘었으나, 공항점 등 매출이 5.7% 감소했다. 면세 부문 영업 손실은 38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호텔·레저 부문 매출은 1714억원으로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9.6% 줄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레저 부문은 올해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나 면세 부문이 예측 불가능한 시장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국인은 고환율, 외국인은 중국 경기 악화로 구매력이 저하돼 면세 부문 업황 회복이 더디다"며 "면세 부문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면세업계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3조7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중국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업계 ‘큰손’으로 꼽히는 유커 발길이 끊긴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형태가 단체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하는 경향도 커지면서 면세점의 입지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면세점 매출액은 5조8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2739억원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상반기 면세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16억원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해 4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영업이익은 70억원, 15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83.8%, 75.5% 급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도 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와 같은 부정적 요인들이 점차적으로 해소된다면 중국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면세점을 점차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