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선 유치, 후 개관’ 승부수…POEX 포항 미래산업 허브 도약
세계 제조혁신·탄소중립 포럼 선 유치 전략 국제행사 경쟁력 확보
POEX 중심 배터리·수소·AI 중심 미래산업 육성…북극항로·해양경제 연계 전략 본격화

철강 도시 포항이 새로운 성장축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포항은 이제 국제회의와 첨단산업, 연구개발(R&D), 관광, 해양경제가 어우러진 글로벌 복합도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2027년 개관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가 있다.
포항시는 단순한 전시시설 건립을 넘어 국제회의산업(MICE)을 도시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산업과 전시, 국제포럼과 관광, 글로벌 비즈니스와 연구개발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 구축에 나선 것이다.
◆동해안 최초 국제급 전시컨벤션센터
POEX는 포항시 북구 장성동 옛 미군기지 캠프리브 부지에 들어선다.
총사업비 약 2천16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연면적 6만3천818㎡ 규모로 지하 1층~지상 5층 구조다. 국제회의장과 대형 전시장, 연회시설, 비즈니스 공간, 지원시설 등을 갖춘 동해안권 최초 국제급 전시컨벤션센터로 조성된다.
포항시는 POEX를 단순 행사장이 아닌 산업혁신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제회의와 산업전시, 투자유치, 연구개발, 글로벌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이차전지와 수소, AI, 바이오, 스마트 제조, 친환경 철강, 해양경제 분야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POEX는 이들 산업을 세계 시장과 연결하는 글로벌 관문 역할을 맡게 된다.
◆국제행사 선점 통해 글로벌 도시 도약
포항의 가장 큰 특징은 '선 유치, 후 개관' 전략이다.
시설 완공 이후 행사 유치에 나서는 일반적 방식과 달리 포항은 건립 단계부터 국제행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2027년 개최를 추진 중인 ICLEI 세계총회다. ICLEI는 지속가능 도시를 주제로 세계 지방정부와 국제기구, 학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포항시는 이번 총회를 통해 친환경 산업도시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ESG, 스마트시티 기반 산업전환 모델을 세계 도시들과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수소환원제철과 재생에너지, 디지털 전환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며 미래 산업도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ICLEI 총회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포항시는 세계제조업포럼(WMF)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지난 14일 포항의 한 호텔에서 세계제조업재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WMF 개최 가능성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WMF는 제조업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탄소중립, 공급망,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산업 의제를 논의하는 글로벌 포럼이다.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 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계적 행사로 평가된다.
포항은 최근 배터리 소재와 이차전지, 수소, 스마트 제조, 친환경 생산체계를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 산업 역시 AI 기반 스마트공장과 친환경 생산 시스템 도입으로 첨단 제조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양경제·산학연 연계한 글로벌 혁신 생태계 조성
포항의 국제회의 전략은 해양경제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이강덕 전 포항시장은 지난해 10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북극서클총회에 참석해 북극비즈니스포럼과 북극서클 지역총회 유치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국제행사 유치를 넘어 미래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차세대 글로벌 물류 루트다. 기존 수에즈운하 대비 이동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세계 물류체계 변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포항시는 영일만항과 배후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북방경제 거점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철강과 에너지, 조선기자재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향후 북극 관련 국제포럼과 해양물류 콘퍼런스가 POEX에서 열릴 경우 포항은 국제 해양경제 네트워크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수소·AI 중심 미래산업 허브 구축
포항시는 국제회의 산업과 지역 전략산업을 결합한 '포항형 MICE 모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은 이차전지 산업이다.
포항은 국내 최대 수준의 배터리 소재 산업 집적지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양극재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포항시는 이를 기반으로 국제 배터리 산업 엑스포와 글로벌 공급망 포럼, 차세대 배터리 기술 콘퍼런스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 관계자와 글로벌 기업, 투자자, 연구기관이 포항으로 집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배터리 재활용과 전고체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글로벌 원료 공급망 등을 주제로 한 국제행사 확대도 예상된다.
수소 산업 역시 포항이 집중 육성하는 핵심 분야다.
포항은 수소환원제철과 청정수소 생산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배출 저감과 친환경 생산체계 전환이 핵심 목표다.
시는 POEX를 중심으로 국제 수소에너지 포럼과 탄소중립 산업 전시회, 그린철강 콘퍼런스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포항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철강 중심 산업도시였던 포항이 친환경 미래 철강산업의 국제 플랫폼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셈이다.
AI와 스마트 제조 역시 포항의 미래 전략산업이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와 포스텍 협력 기반 스마트 제조 프로그램은 국내외 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포항시는 이를 확대해 AI 제조혁신 전시회와 디지털 전환 콘퍼런스, 스마트팩토리 엑스포 정례화를 검토하고 있다. 로봇과 자동화, 산업 AI, 디지털트윈, 미래 모빌리티 기술도 주요 행사 분야로 거론된다. 이는 도시 브랜드 제고뿐 아니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확대, 기업 유치, 청년 인재 유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의 또 다른 경쟁력은 강력한 산학연 인프라다. 포스텍과 한동대, RIST, APCTP 등 연구기관과 대학이 집적돼 있다. 포항시는 POEX를 기반으로 국제학회와 글로벌 콘퍼런스 공동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물리학과 AI, 바이오, 의생명, 해양과학, 미래소재 분야 국제학술대회도 추진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초청 포럼과 세계 석학 콘퍼런스 개최 가능성도 거론된다.
◆관광·국제협력 결합한 체류형 MICE 도시 완성
포항시는 국제회의와 관광을 결합한 '블레저(Bleisure)' 전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제회의 참가자들이 행사 이후 관광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대표 관광자원인 스페이스워크와 호미곶, 죽도시장, 포항국제불빛축제 등이 국제행사와 연계된다. 해양관광과 산업투어, 야간관광,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회의 참가자는 일반 관광객보다 체류 기간과 소비 규모가 큰 만큼 숙박과 외식, 교통, 쇼핑 등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는 국제회의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일산 킨텍스와 전시 운영 및 국제행사 유치 전략을 공유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페낭 컨벤션 기관과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일본과 싱가포르, 독일, 북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도 논의되고 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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