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으면 작을수록 좋다...일본 경차, 유럽 소형차, 그리고 한국 경차의 비교

현대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


최근 전기차 시장 캐즘이 시작되며 업계는 또 다른 에너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그중 한 가지 대안은 절약이다.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엔진 배기량을 줄이면 대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오염 물질보다 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것이 경차나 소형차다. 작은 차체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일본 경차, 유럽 소형차, 그리고 한국 경차는 각기 다른 시장의 규제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다.

스즈키 왜건R 사진=스즈키


일본 경차는 정부의 규제 아래 철저히 규격화된 크기와 배기량 제한 속에서 설계됐다. 길이 3.4m, 폭 1.48m, 배기량 660cc 이하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에 따라 세금 감면, 저렴한 보험료, 주차 편의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대표 모델로는 혼다 N-BOX, 스즈키 왜건R, 다이하츠 탄토가 있다. 혼다 N-BOX는 경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넓은 실내 공간과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패밀리카로서도 기능한다. 스즈키 왜건R은 연비 성능(최대 25.2km/L, 일본 기준)과 경제성을 자랑하며, 다이하츠 탄토는 박스형 차체와 플랫 플로어로 승하차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일본 경차는 도심 주행과 경제성 높은 유지비로 내수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푸조 E-208 사진=푸조


유럽 소형차는 일본 경차보다 크고 출력이 강한 모델로, 실용성과 주행 성능의 균형을 강조한다. 폭스바겐 폴로, 푸조 208, 르노 클리오 같은 차량은 101.5ℓ의 배기량과 100~150마력의 출력을 제공하며, 고속도로 주행과 장거리 이동에 적합하다. 특히, 폭스바겐 폴로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안정적인 주행 성능으로 유럽 소형차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푸조 208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전기차 버전(e-208)을 포함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르노 클리오는 실용적인 공간과 연비 효율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 경차 크기에 가까운 유럽의 초소형 차량도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 EQ 포투는 길이 2.7m로 일본 경차보다 더 짧으며, 도시 주행과 주차 편의성을 극대화한 전기차다. 피아트 500과 르노 트윙고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전기차 버전, 후륜구동 등 독특한 특징으로 도시형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 경차는 일본 경차와 유사한 규격 기준을 가지지만 크기와 출력에서 약간 더 여유로운 설계가 가능하다. 길이 약 3.6m, 폭 1.6m, 배기량 1.0ℓ 이하라는 규정을 충족하며, 현대 캐스퍼,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가 대표 모델이다. 현대 캐스퍼는 SUV 스타일의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실내 활용도로 차별화되며, 최신 안전 사양을 갖췄다. 기아 모닝은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러로 합리적인 가격과 깔끔한 인테리어, 안정적인 연비가 특징이다. 쉐보레 스파크는 단단한 차체와 주행 안정성을 강조하며 경차 시장에서 신뢰받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한국 경차는 세금 감면, 저렴한 유지비, 도심 주행에 적합한 크기 등으로 1~2인 가구와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일본 경차, 유럽 소형차, 한국 경차는 각각의 지역 규제와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며 발전해왔다. 일본 경차는 경제성과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델로, 제한된 규격 안에서 실내 공간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유럽 소형차는 다양한 크기와 파워트레인 옵션을 통해 실용성과 고속 주행 성능을 겸비했으며, 최신 안전 기술과 편의 사양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 경차는 경차 혜택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맞는 효율적인 모델을 제공하며, 일본 경차와 유럽 소형차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인도와 같은 곳에서 i10 등의 모델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작을수록 더 큰 가치를 추구한다는 철학 아래, 세 지역의 경차와 소형차는 각자의 특성을 반영하며 시장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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