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걸칼럼 ] 새로운 한국인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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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베르니두브(36)는 서강대 국제대학원 박사과정이던 2016년 K뷰티 기업인 '코루 파마(KORU Pharma)'를 창업했다.
이 기업은 러시아, 중동, 동남아시아 등 100여 개국에 바이어를 확보했다.
최근 14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사모펀드 라이프(Lyfe)캐피털에 다른 주주들과 함께 지분 70%가량을 1000억원 안팎에 매각했다.
토종 한국인 아닌 인재들이 'K'간판을 걸고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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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브리싱' 기여 점점 커져
'인구 적지만 큰나라'의 떡잎
소중한 인재로 포용해야

로만 베르니두브(36)는 서강대 국제대학원 박사과정이던 2016년 K뷰티 기업인 '코루 파마(KORU Pharma)'를 창업했다.
이 기업은 러시아, 중동, 동남아시아 등 100여 개국에 바이어를 확보했다. 최근 14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사모펀드 라이프(Lyfe)캐피털에 다른 주주들과 함께 지분 70%가량을 1000억원 안팎에 매각했다. 공장이 춘천에 있고 직원은 150여 명이다. 유대계 러시아인인 그는 특별귀화하고 국적도 한국으로 바꿨다. "고교 시절 삼성, 현대 브랜드와 K드라마를 접하며 관심을 가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창업까지 했다"고 한다. 그에게 한국은 아이디어가 곧 현실이 되는 곳이다. 서울 사무실 모습은 그야말로 글로벌하다. 브라질 담당 직원은 포르투갈어로 통화하고, 프랑스 담당 직원은 불어로 협상을 벌인다. K뷰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현장이다.
안드루아 하크(27)는 서울대 농업생명공학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방글라데시 대사의 아들로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다. 한국인 친구와 새우 부산물을 펫푸드와 비료로 전환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세웠다. 비료는 방글라데시와 베트남에 수출을 시작했다. 그는 "K푸드는 핫 포테이토다. 전 세계가 지금 가장 뜨겁게 쥐고 있는 감자"라고 말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을 받아 인도에서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그에게 한국은 세계로 나가는 플랫폼이다. 동시에 한국에 그는 해외로 뛰는 K푸드 전도사다.
토종 한국인 아닌 인재들이 'K'간판을 걸고 뛰고 있다.
지난해 BTS의 리더 RM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 말이 화제가 됐다. K팝을 비빔밥에 비유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면서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결과물이 된다." 다른 영역, 다른 국가, 다른 인종들의 비빔밥으로 K컬처를 설명한 것이다. 그 경쟁력은 서로 다르다는 점과 다른 것을 포용하는 역량에서 나온다.
한국을 사랑해서 기회의 땅으로 여겨 들어온 이들을 이런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윈윈(win win)이 되는 존재다. 인종은 달라도 한국인과 정서를 공유한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60년 후 인구는 지금의 절반인 2500만이 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 극복 방안과는 별도로, 한국을 더 크게 만들어가는 외국 인재들의 존재는 고무적이다. 이들이 세계에 K뷰티, K푸드, K팝을 전파하며 성장률 하락을 완충한다.
물론 숙제도 많다. 일단 제도 보완이다. 예를 들어 2013년 외국인 창업비자를 도입했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법무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로 분산된 부처 칸막이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면 저출생 예산 수십조 원보다 확실한 인구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을 벽안의 이방인으로만 보는 일부 투자자의 선입견도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은 가난과 부족을 풍요와 성공으로 반전시킨 유례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원유 한 방울 안 나지만 연간 85조원을 내다파는 석유수출국이 됐다. 리튬 같은 부존광물 없이도 배터리 강국을 이뤘다. 개방하고 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구가 많지 않지만 누구나 한국 사람이 되고 싶은 나라'가 될 잠재력이 있다.
예를 들어 '세계 한상(韓商)대회'엔 매년 평균 3000명 안팎의 '한국인 유전자를 가진 한상'이 모인다. 이제 한상도 개념을 확대할 때인 것 같다. 생물학적 한국인은 아니지만 'K에브리싱'을 전파하는 경제인으로 말이다. '신(新)한상'이라고 부를 만하다.
주변을 둘러보라. '인구가 적어도 큰 나라'의 떡잎이 자라고 있다.
우린 그렇게 만들 자질이 있다.
[김선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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