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없다” 선 그은 만남···김 여사·채 상병도 만찬상엔 ‘그림의 떡’
대통령실이 23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청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거부하면서 24일 열릴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윤 대통령을 설득해 의정갈등의 해법을 찾으려던 한 대표의 계획도 틀어졌다. 한 대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재차 독대를 요청했지만 성사를 낙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의정갈등은 이번 만찬에서 반드시 해법이 나와야 할 우선 과제로 꼽혔다. 한 대표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시작하려면 정부가 2025년 의대 정원의 변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인데, 정부는 이제 와서 2025년 정원을 수정하기엔 늦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 대표는 독대에서 윤 대통령을 설득해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만찬에서도 의정갈등의 해법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겠지만, 단체 식사 자리에서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설득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독대가 무산되면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한 대표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에서 대통령과 맺은 20년 인연을 언급하며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을 자신했던 전당대회 때 약속도 무색해졌다.
빈 손 만찬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의 박주민 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빈 손 만찬’이 돼선 안된다. 의료대란을 해결할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한 대표가 아무 소득 없이 돌아온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의혹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 여사가 여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야당이 통과시킨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당 내에도 팽배했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약속한 대법원장 추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체코 원전 성과를 강조하는 자리에서 김 여사 얘기를 꺼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여사에 관한 문제, 채 상병 특검 등 정권의 역린이라고 불리는 이슈에 대해 대통령이랑 담판 짓지 않으면 왜 만났냐라는 얘기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중요한 사안들이 있고, 그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일이 어려우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만찬은 독대 없이 진행하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독대를 진행해야 한다고 재차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초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만찬이 한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제안으로 당정이 엇박자를 내면서 미뤄졌고, 전날 윤 대통령이 체코 순방에서 돌아와 마중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는 50초 가량 대화를 나눴지만 한 대표와는 대화 없이 악수만 하는 등 두 사람 간 냉기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독대가 없다는)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언론 보도 외엔 본 적 없다”고 답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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