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 살아 계실 때는 명절마다 웃으며 모이던 형제들이 장례를 치르고 나서 연락조차 끊긴 집, 주변에 한 집쯤은 있으시죠? 부모라는 끈이 사라지는 순간 형제 사이의 민낯이 드러나곤 합니다.
부모님은 형제 사이의 서운함을 덮어 주는 울타리 역할을 합니다. 그 울타리가 사라지면 오랫동안 참아 온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쉽습니다. 사이좋던 형제가 남보다 못해지는 이유를 3위부터 1위까지 알려드립니다.

3위. 부모를 모신 형제의 수고를 몰라줄 때
부모님을 가까이에서 모신 형제는 병원 동행부터 반찬 챙기기까지 오랜 세월 몸과 마음을 써 왔습니다. 그런데 다른 형제들이 "그래도 같이 살면서 덕 본 것도 있잖아"라고 말하는 순간 그 수고는 한순간에 무시당한 셈이 됩니다. 고생을 알아주는 말 한마디가 없으면 서운함은 원망으로 바뀝니다. 장례를 치른 뒤에는 부모를 모신 형제에게 먼저 고생 많았다고 진심으로 인사하세요.

2위. 장례비와 제사 비용을 두고 셈할 때
장례식장 비용과 납골당 비용, 앞으로의 제사 비용을 누가 얼마나 낼지 정하다 보면 감정이 쉽게 상합니다. 맏이라서 더 내야 한다는 말, 형편이 어려우니 빼 달라는 말이 오가며 서로의 속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불행 앞에 노래 부르리』라는 책 제목처럼, 슬픔 앞에서도 서로를 다독일 줄 알아야 가족이 남습니다. 비용 문제는 장례 직후가 아니라 49재가 지난 뒤 차분히 모여 정하세요.

1위. 유산을 두고 서로를 의심할 때
사이좋던 형제가 남보다 못해지는 이유 1위는 유산을 둘러싼 의심입니다. "엄마가 너한테만 몰래 준 거 아니냐"는 말 한마디가 수십 년의 우애를 단번에 무너뜨립니다. 액수가 크든 작든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형제는 가족이 아니라 경쟁자가 됩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재산 이야기를 투명하게 나누고, 유언이나 기록으로 미리 정리해 두도록 권해 보세요.
그럼 부모님이 떠난 뒤에도 형제 사이를 지키려면 어떻게 할까요?
형제 사이의 서운함은 어느 집에나 있는 일이니 너무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고를 알아주고, 비용은 차분히 나누고, 재산은 투명하게 정리하면 부모님이 떠난 뒤에도 형제는 서로의 버팀목이 됩니다. 세 가지를 다 하려 하지 말고 오늘은 부모님을 모신 형제에게 고맙다는 전화 한 통만 걸어 보세요. 그 한마디가 우애를 지킵니다.
오늘 건넨 고맙다는 한마디가, 10년 뒤에도 명절마다 함께 웃는 형제를 남겨 줍니다.
출처 : '불행 앞에 노래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