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GS 제치고 재계 8위…한화는 '100조 클럽' 입성
HD현대가 GS를 제치고 국내 재계 서열 8위에 올랐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100조 클럽에 처음 합류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은 총 88개(소속회사 3318개)다. 대기업집단 및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82개, 3076개) 대비 각각 6개, 242개 늘었다.
10위권 재계 서열 지각변동…여전한 '4대 그룹'
올해 눈에 띄는 10대 대기업 순위 변화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9위였던 HD현대(자산 84조7920억원)가 GS(자산 80조8240억원)를 제치고 8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HD현대는 신규 선박 수주에 따른 계약자산 증가 영향으로 2022년 80조6700억원에서 2023년 84조7380억원으로 자산총액을 늘렸다. GS 자산총액은 같은 기간 81조8360원에서 80조824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1조1000억원 규모 차입금 상환이 자산 감소로 이어졌다.
7위인 한화그룹은 마침내 100조 클럽에 입성했다. 공정자산 총액이 100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은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롯데뿐이다. 한화 자산은 2022년 83조280억원에서 2023년 112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5월 단행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공정자산은 12조원 규모에 달했다.
삼성은 '부동의 1위'를 수성했다. 삼성의 자산총액은 566조8220억원으로 집계됐다. SK(334조3600억원), 현대차(281조3690억원), LG(177조9030억원)가 뒤를 이었다.
케이팝·여행 수요 증가에 '하이브·파라다이스' 대기업 반열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곳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 7곳이다.
하이브는 케이팝 열풍에 힘입어 엔터테인먼트업 주력집단 최초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며 산하에 BTS·투모로우바이투게더(빅히트뮤직), 세븐틴·프로미스나인(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르세라핌(쏘스뮤직), 뉴진스(어도어), 아일릿(빌리프랩) 등을 다양한 아이돌 그룹을 뒀다.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해 호텔・관광 산업과 의류업도 급속하게 성장했다. 카지노・관광업 주력집단인 파라다이스, 호텔업 주력집단인 소노인터내셔널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국내외 의류 매출이 증가하며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생산·판매하는 영원도 부상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 기준, 10조원 →'GDP와 연동'
같은날 공정위는 48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은 공시대상 집단 규제에 더해 순환출자·채무보증·상호출자 금지 등 추가적인 규제를 받는다.
올해부터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기준이 기존 10조원에서 명목 국내총생산액(GDP)의 0.5%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지정기준은 자산총액 10조4000억원 이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앤컴퍼니그룹(자산 10조3770억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교보생명보험, 에코프로 등 2개 집단이 신규지정됐다.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는 지난해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도 순위가 15계단 상승(62→47위)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이들 집단과 관련된 주식소유 현황, 내부거래 현황 등 정보를 면밀히 분석해 시장참여자들에게 널리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 스스로의 감시와 견제기능이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등이 유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