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이재명 대통령, 5·18 헌법 수록 의지 표명

안세훈 기자 2026. 5. 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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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을 헌법에"…반복된 약속, 남은 건 실천이다
46주년 기념식서 당위성 재확인
여야 ‘정치 실종’에 실행력 의문
돌파구 없는 선언만 되풀이 우려
구체적 개헌 로드맵 마련 시급
"정치권, 과감히 절충 나서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 입장하는 이재명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고, 메시지는 선명했다. 46년 전 5·18민주화운동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 서서 '오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완수를 강력히 재천명했다. 국민주권정부를 탄생시킨 '빛의 혁명'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하면서 여야의 초당적 결단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기념식에서 "5·18 정신이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주권을 증명한 원동력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의 자부심인 5월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대한민국 헌법 위에 당당하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첫 5·18 기념식에서 오월 정신 헌법 수록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재차 공식화한 것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에도 이 대통령은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5·18은 역사로만 남은 것이 아니라, 12·3 계엄에서 현재를 구하고 사람들을 다시 살려낸 정신"이라며 '오월 정신 헌법 수록'을 약속한 바 있다.

또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모든 정치권의 지속적인 국민과의 약속이었던 만큼, 여야의 초당적 협력과 결단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을 넘어 대한국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달 초 오월 정신을 담은 개헌안 처리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직접 나서 꺼져가는 개헌의 불씨를 다시 살려낸 셈이다.

문제는 '정치 실종'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의 기본인 대화와 협상, 상생의 자세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달 초 개헌안 무산 파행에 이어 여야의 극단적 대치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당장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과 민주당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여권이 추진하는 개헌안과 공소취소 특검 등을 '반헌법적 악법'으로 규정하며 목숨을 건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이 대통령의 오월 정신 헌법 수록이라는 선언적 구호만으로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오월 정신 헌법 수록이 또다시 말뿐인 정치적 수사나 소모적인 정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헌법 수록 의지를 본다면 고맙고 의미있는 것이지만, 관련 절차가 다양한 형태의 정치적 타협물로서 추진되는게 올바른 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헌법 전문 수록을 제대로 된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 최대치를 행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구체적인 '개헌 방법론'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단순히 '우리가 옳으니 따르라'는 식의 압박이나 '국민의힘 반대 때문에 어렵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향후 1년 이내 등 명확한 개헌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꽉 막힌 여야 대치 정국을 뚫을 실질적인 타개책도 제언했다. 최 교수는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 대해 여야가 과감히 절충에 나서야 한다"며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명에서 10명으로 낮춰, 야당 내 합리적 보수 성향 의원 20여 명이 개헌에 합류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과 명분을 열어주는 것도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오월 정신 헌법 수록이 '당위적 선언'을 넘어 '제도적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뒷받침할 치밀한 로드맵과 정치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